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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구/▶ 칼럼

발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중국 축구


 작년 5월 22일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FC 서울과 베이징 궈안의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이 있었다. 이 경기에서 서울은 경기 초반 선제골을 먹었으나 3골을 내리 득점하며 3-1 역전승을 거두며 8강 진출에 성공했다. 문제는 경기 후 그들이 남기고 간 발자취에 있다.



(사진출처 - 풋볼리스트)


 혈기 왕성한 베이징 선수들이 경기 종료 후 패배에 대한 분노를 감추지 않고 마음껏 표출한 것이다. 그것도 상대팀의 홈 구장의 라커룸에다가 말이다. 경기도 지고 매너에서도 진 중국의 모습은 어제의 모습만이 아니다.


 작년 아시아 최고의 팀은 광저우 헝다였고 올해도 그 패권을 유지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작년 광저우 헝다의 우승은 중국 리그의 큰 자극제가 되었다. 매년 과감한 투자를 하던 중국이지만 광저우의 우승을 본 다른 팀들도 광저우를 벤치마킹한 투자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어제(18일) 있었던 포항의 상대팀 산둥 루넝이 그 팀 중 하나다. CSKA 모스크바에서 바그너 러브를 무려 1,200만 유로를 주고 영입을 한 산둥 루넝은 포를란의 소속팀으로 유명해진 세레소 오사카와의 경기에서 홀로 2골을 넣어 3-1 승리를 이끌었고 어제 포항과의 경기에서도 2골을 넣어 2-2 무승부에 일조했다.


 바그너 러브와 광저우 헝다의 디아만티 같은 굵진한 선수를 말고도 K리그 클래식에서 활약하던 한국 선수들과 외국인 선수들을 공격적으로 영입해서 C리그의 선수 클래스를 높여주었다. 


 이렇게 좋은 선수들이 많이 영입되면서 확실히 중국 프로 축구의 수준을 매우 올라갔다. 그리고 앞으로 계속 수준이 향상될 것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들의 비신사적인 행동들은 발전 여지가 없어보인다.


 어제 있었던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한국 팀들은 모두 중국 클럽팀과의 경기가 있었고 그 두 경기에서 모두 잡음이 나왔다. 전북 현대의 경우 오심과 홈 텃세에 의한 억울한 패배를 가져갔고 포항 스틸러스의 경우 초반 연속 실점과 1명이 퇴장당한 불운한 상황 속에서 포기하지 않는 끈기로 값진 2-2 무승부를 만들었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경기 종료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의 중국의 태도에 있다. 중국 기자들의 개념없는 질문들도 문제지만 규정을 모르고 지들이 잘난듯이 떠들어 대는 무지함에 대한 비판을 하고자 하는 것이다. 


 먼저 경기 후 기자회견에 대한 간단한 AFC 규정을 설명하면 원정팀이 먼저 기자회견을 시작하고 그 뒤에 홈팀이 기자회견을 실시하도록 되있다. 그래서 원정팀인 산둥에서 먼저 시작했어야 했지만 쿠카 감독은 경기 후 보이지 않았고 때문에 대회 미디어 담당관은 홈팀 황선홍 감독에게 먼저 기자회견을 하게 했다.


 그런데 뒤늦게 나타난 쿠카 감독은 밖에서 20분이나 기다리게 했다며 오히려 화를 냈다. 포항 관계자가 6~7차례 연락한 것을 무시하고 라커룸으로 찾아오자 그제서야 움직였던 인물이 저런 말을 했다는거다. 어쨋거나 그렇게 시작 된 인터뷰에서도 산둥 구단의 불성의는 계속 됐다. 쿠카 감독의 인터뷰는 브라질어가 가능한 중국인 통역만 두고 시작했으며 AFC 공식 규정인 영어 통역을 필수로 하는 규정도 무시했다. 오히려 왜 우리가 영어 통역을 해야하는가? 반문 할 정도니 수준이 눈에 보인다.


  그전 황선홍 감독의 인터뷰에서도 중국 기자들의 반발이 심했었다. 왜 중국어 통역이 없냐는게 화두였다. 위에서 언급했드시 AFC 규정상 영어 통역은 필수다. 하지만 그 외 통역은 홈 팀 재량에 따라 해당 팀 언어를 준비한다. 규정을 무시하던 중국 기자단은 포항이 중국어 통역을 준비하지 않았으니 다음 산둥의 홈경기에서 한국어 통역을 준비하지 않겠다는 쪽지를 남기고 집단 퇴장했다.



(사진 출처 - 스포츠 조선)


 돈으로 실력을 사고 그에 걸맞는 성적도 얻었을지만 변함없는 그들의 저질매너와 수준을 보니 그것들은 돈으로도 살 수 없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