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러스하지만 가볍지 않고 무거운 정치 풍자 소설. 이 소설을 끝까지 읽고나서 조지 오웰의 풍자에 감탄했다. 조지 오웰은 동물 농장을 통해서 자유를 억압하는 전체주의 정권의 폭력을 고발하고 평등을 주장하는 사회주의 이념이 어떻게 변질되어 가는지 잘 표현했다.
이 소설의 인물과 배경을 보면 소비에트 연방의 당시 모습과 매우 닮아 있다. 먼저 농장의 주인인 존스는 러시아의 황제 니콜라이 2세와 닮았다. 동물들에게 혁명의 계기가 된 연설을 한 메이저 영감은 사회주의 이념을 주장한 마르크스와 닮았고 독재자 나폴레옹은 스탈린, 그리고 그의 라이벌이던 스노볼은 트로츠키를 닮았다.
스탈린과 트로츠키는 같은 마르크스 주의에 영향을 받지만 서로 추구하는 방법이 달랐다. 트로츠키는 혁명이 다른 나라에서도 연속적으로 추진되야 한다는 영구혁명론을 주장했지만, 스탈린은 한 나라에서 충분히 사회주의를 건설할 수 있다는 일국사회주의를 주장했다. 대립의 끝에는 트로츠키가 쫒겨나고 스탈린이 세력을 넓혀가기 시작했고 이는 소설에서 나폴레옹이 스노볼을 동물 농장에서 쫒아 내는 모습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주요 인물인 나폴레옹과 스노볼을 제외하고도 주변 인물들도 소비에트 연방과 닮아있다. 또한 소설의 전개과정도 소비에트 연방의 독재정권으로 변모하는 상황을 잘 표현했다.
소설의 내용을 보면 조지 오웰이 반사회주의자로 보일 수 있다. 솔직히 필자도 그리 생각하고 있었고 그런 줄만 알았는데 사실 조지 오웰은 사회주의자다. 그는 자신의 이상적인 사회주의를 추구하며 이상을 왜곡하는 소비에트 연방을 비판하는 소설을 발표한 것이다.
이 20세기 초반의 소설이 21세기 현재를 살아가는 나에게 크게 와닿은 이유가 무엇일까? 라는 생각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북한의 현 상황이 떠올랐다. 소설 후반 나폴레옹이 신격화되는 모습과 북한의 백두산 혈통을 강조하는 모습이 매우 닮아있다. 자유를 억압하고 권리를 묵살하는 북한의 모습과 '일곱 계명'을 자기 입맛대로 계속 수정해 나가는 나폴레옹의 동물 농장이 오버랩되서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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