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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매치'가 정말로 세계 7대 더비 인가요?

KKM 2014. 4. 25. 12:33


 이번 27일 일요일에 올 시즌 첫 슈퍼매치가 열린다. K리그 최고의 평균 관중을 자랑하고 서로가 라이벌이 아니라면서 라이벌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이 두 클럽의 대결은 K리그 최고의 흥행 카드이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이 두 팀의 경기에 수식어가 하나 생겼다. 'FIFA가 선정한 세계 7대 더비' 이 말이 꼭 붙는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오늘 나온 스포츠 서울 기사에 이 수식어가 '또' 붙었기 때문이다. 알만한 사람은 알고 있는 '세계 7대 더비'의 진실을 알려주겠다.


 

(슈퍼매치의 열기 - 빅버드)


(포털 사이트에서도 관심을 주고 있다)


국내 최고를 넘어서 아시아 최고의 더비로 자부하고 있는 슈퍼매치에 왜 피파 선정 세계 7대 더비라는 수식어가 붙게 되었을까? 이는 오해에서 시작 된다.


발단


 피파에서 전 세계 클럽들의 라이벌(더비)을 소개하는 코너를 만들었다. 그리고 처음 20가지의 더비를 소개 했는데 그 중에서 서울과 수원의 슈퍼매치가 7번째로 소개 되었다.


오해


 국내 언론사들이 피파가 선정한 자료를 보고 세계 7대 더비로 슈퍼매치가 선정 되었다고 보도하기 시작하고, 어느새 국내에선 공인 된 정보가 되어 버렸다.


오해x2


 이후 피파에서 추가적으로 더비를 소개하여 20개를 채우고 나니 피파가 선정한 20대 더비 중에서 7위를 했다는 루머가 퍼지기 시작했다. 


현재


 지금 피파에는 약 79개의 더비가 소개 되어 있지만 아직도 국내 언론들은 심심치 않게 계속 세계 7대 더비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7대 더비에 대한 오해를 풀어보자.


세계 7위 더비인가?

- 그렇지 않다. 피파에서 선정한 더비는 현재 약 79개의 팀이 선정 되었고 가장 최근에 소개 된 더비가 그 유명하고 유명한 엘 클라시코다. 소개 된 순서대로 순위를 정하면 엘 클라시코가 최하위가 된다는 것이다. 소개 된 순서는 상관 없다.


(피파 홈페이지에서 라이벌 소개 페이지를 가보면 엘 클라시코가 가장 최근에 소개 되어 있다.)



참고로 현재 7번째로 소개 된 더비도 슈퍼매치가 아니고

 일본 J리그의 감바 오사카와 우라와 레즈의 더비 매치가 7번째로 소개 되어 있다. 그리고 더비 매치의 이름이 더 클래식(엘 클라시코의 뜻과 같다..)




그렇다면 아시아 최고 더비는 맞는가?



 피파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세계 라이벌을 소개하는 페이지를 찾았다. 아시아 최고의 더비로 인정을 하고 있다. 이는 사실이다.



다른 아시아 팀들의 더비는 없는가?


 약 79개의 더비가 소개 되어 있어서 생각보다 많은 아시아의 더비가 있었다. 앞서 설명한 일본을 제외하고 소개 된 더비를 적어보면

 포항 스틸러스와 울산 현대의 동해안 더비도 소개 되고 있다.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2개의 더비가 소개 되어 있으니 K리그 클래식 팬들은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


인도

 보훈 바간과 이스트 뱅갈의 더비. 개인적으로 인도도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이란



 우리나라와 참 좋지 않은 인연인 이란도 역시 포함되어 있다. 이름하여 더 배틀 오브 테헤란. 에스테그랄로 국내에 많이 알려진 에스테그랄 테헤란과 페르세폴리스 테헤란의 테헤란 더비다. 참고로 테헤란은 이란의 수도이고 악명 높은 원정팀의 무덤 '아자디 스타디움'이 있는 도시다.


 참고로 에스테그랄은 AFC 챔피언스리그 A조 3위로 서아시아 그룹 16강 진출에 실패했고, 페르세폴리스의 경우 참가조차 못했다. 이란은 16강에 단 한 팀만이 진출 했는데 B조 1위로 진출한 풀라드 FC다. 무려 4승 2무로 조 1위 진출이고 2위는 우리에게 익숙한 분요드코르다.



사우디 아라비아


 이영표와 유병수 그리고 조성환이 뛰었고 현재 곽태휘가 뛰고 있는 알 힐랄과 송종국, 곽태휘 등이 뛰었던 알 샤밥의 경기도 리아드 뉴 더비라는 이름으로 소개 되고 있다. 중동 지역의 구단이라 국내 팬들에게 익숙한 이름이다.


 이 두팀의 현재 AFC 챔피언스리그 성적은 각각 D조 1위, A조 1위라는 대단한 성적을 올리고 있다. 참고로 서아시아에서 사우디가 3팀을 16강에 진출 시키며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다른 한 팀은 알 이티하드, 역시 익숙한 그 이름)


중국


 중국이 있지만 최근 아시아를 호령하고 있는 광저우 헝다는 아니다. 베이징 궈안과 상하이 선화의 더비인데 일단 사진부터 이상하다. 왜 울산 현대가 보이는 걸까.. 사진부터 짝퉁인 이 더비의 소개를 보니 중국 슈퍼리그의 출범부터 시작 되었다고 한다. 거기에 베이징과 상하이라는 도시가 중국 역사적으로 라이벌적인 관계였다고 하니 스포츠로 바로 이어지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 (중국인의 반응을 보니 맨유와 리버풀의 라이벌 관계와 비슷하다고.. 흠.)


 베이징 궈안은 많은 K리그 팬들이 알다시피 하대성의 소속 팀이고, 이번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같은 조에 소속 되었다. 진출을 두고 벌인 마지막 경기에서 서울이 이기고 베이징은 3위로 탈락. 상하이 선화는 AFC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하지 못했다.




 이렇게 아시아에서 총 7개의 더비가 소개 되고 있다. (그렇다고 아시아 7대 더비라고 붙이진 말자) 거기에 K리그 더비가 2개가 소개 되고 있으니 이를 강조하는게 좋지 않을까? 아시아 최고의 더비로 슈퍼매치를 소개하고 동해안 더비의 비중도 키우는 모습을 언론을 통해 보고 싶다.


 세계 7대 더비는 아니고 7위 더비도 아니지만 우리에게 최고의 더비이자 아시아 최고의 더비이다. 이번 주말에 펼쳐질 시즌 첫 슈퍼매치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