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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오재석의 슬프도록 아름다운 이적

KKM 2012. 12. 8. 10:56


 어제 충격적인 기사를 보았다. 리그 1경기를 남기고 극적으로 잔류에 성공한 강원 FC의 오재석이 내년 시즌 감바 오사카로 이적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허나 감바 오사카가 과거의 명성이 자자했던 그 팀이 아니다. 내년 시즌 J2리그로 강등된 2부리그 팀이다. 더이상 J리그 우승을 노리는 팀이 아닌 승격을 노리는 그런 팀으로 이적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강원의 잔류에 엄청난 기여를 한 오재석 선수_ 강원 FC)


 사실 감바 오사카 이적설은 이번에 갑자기 나온 이야기는 아니다. 지난 여름부터 불거저 나왔었다. 그때 강원 FC의 감독인 김학범 감독은 " 헐값을 받고 팔 수 없다. " 라고 하고 거절했다. 거절 배경 중 큰 요인으로는 일단 선수의 몸값도 있었겠지만, 강등권에 빠져있는 팀 사정 때문이 컸을 것이다. 강원 입장에서는 일단 팀을 잔류시킨 뒤 이적을 허용하려고 했을 것이다.


 그런데 잔류에 성공하자 오재석 선수가 J2리그로 강등 된 감바 오사카에 이적하게 되니 이것 참 아이러니 한 상황이다. 언론에 따르면 가시와 레이솔과 가시마 앤틀러스도 영입전에 가세했다고 하니 더더욱 아쉬운 상황이었다. 왜 하필 강등 된 팀으로 이적하게 되었을까?


 첫번째는 강원의 재정 문제가 매우 컸을 것이다. 풋볼리스트 서호정 기자에 칼럼을 보면 오재석 선수의 이적은 이미 10월에 결정되어 있었다고 한다. 강원은 부족한 재정으로 선수들의 월급을 제대로 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감바 오사카에게 이적료를 선지급 받아서 급여 체불을 해결했다고 한다. 거기다 오재석 선수의 바이아웃은 6억원 가량인데 감바 오사카에서 10억원 정도의 이적료를 제시해서 이적이 타진 된 듯 싶다.


 두번째는 오재석의 구단에 대한 애정이 크기 때문이다. 이적료 선지급에 대해선 사실이 아니라는 기사도 있는 상황이니 확실치 않다. 그렇다면 오재석의 의견도 반영된 것으로 보이는데, 선수가 강원의 사정을 알기 때문에 대승적 차원의 결정을 내린 것이다. 감바가 2부로 강등되기는 하나 승격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그 점도 고려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오재석 선수의 이적에 비판하는 시각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 축구의 수비의 미래가 해외 진출을 하는데 고작 일본의 2부리그로 가니 좋게 보일리 없다. 하지만 선수를 이해해 줬으면 한다. 능력이 있다는 것은 올림픽을 통해 충분히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그의 아름다운 선택에 응원을 부탁한다.


 잔류를 확정짓고 네이버 풋볼앤토크 인터뷰에서 기뻐하던 오재석의 인터뷰가 기억난다. 마치 올림픽 동메달을 땄을 때 만큼 좋아하던 모습, 아니 그보다 더 좋아하던 모습이. 그래서 더 안타깝다. 현재 K리그 시도민구단들의 재정 상황의 어려움이 이러한 일을 만든 것이다. 


 시즌 중 올림픽 대표팀 동료였던 대구 FC의 김기희 선수는 알 샤라위에 '임대'로 대구에게 10억원을 남겨주고 이적했는데 오재석 선수는 '이적료' 10억원을 남기고 감바 오사카로 이적했다는 게 참 아이러니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