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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10구단을 원한다면 선수협도 양보해라.

KKM 2012. 12. 8. 09:39


 필자는 현재 10구단 문제에서 선수협이 너무 이기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무슨 말이냐는 생각을 하실텐데, 이유는 즉슨 선수협의 용병 제한 축소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프로야구 구단이 늘어나면 당연히 선수 수급에도 차질이 생기게 되는 건 당연한데 선수협은 이걸 막고 있다. 현재 10구단 논의를 위한 이사회가 11일에 예정되어 있는데 사실상 승인이 나게 될 거라 생각된다. 전북이냐 수원이냐 정도의 문제만 남은 듯 한 상황인데, 어쨋든 10구단이 기정 사실화 된 이 시점에서 선수협은 프로야구의 질적인 요소 향상을 위해 용병 제한을 어느 정도라도 풀어줘야 한다고 본다.


 선수협은 보이콧을 참 좋아하는 것 같다. 지난 시즌 올스타전 보이콧 (물론 하진 않았다.)과 2004년에 KBO에서 용병제한을 3명 보유로 늘리려던 것에 반대하며 골든글러브에 보이콧을 하기도 했고, 지금은 내년에 있는 WBC에 참가하지 않겠다, 이번 골든글러브에도 참가하지 않겠다, 팀 훈련도 참가하지 않는다고 하고 있다. 참으로 보기 좋은 모습이 아닌가. 이런 강경 대응 덕분에 KBO가 임시 이사회를 열기로 했으니 소기의 성과를 얻은 점에 축하의 말을 전한다. 


 최근 선수협을 보면 그 힘이 매우 커졌다는 것을 쉽게 알 수가 있다. 매년 프로야구 최다 관중을 돌파하고 명실공히 대한민국 최고의 프로 스포츠로 자리매김하면서 많은 팬들이 생겨서 더욱 힘이 강해지고 있다. 하지만 선수협은 그 강해진 힘으로 자기들의 밥통만 챙기려 하고 있다는 점이 아쉽게 느껴진다. 10구단이 승인이 난다면 선수협은 용병 제한을 푸는 것에 동의 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리그 발전을 위한 길이다.


 10구단의 중요성은 말하지 않아도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내년 시즌 9개 구단으로 진행되는 첫 시즌인데, 벌써부터 잡음이 나온다. 홀수 체제이기 때문에 경기 일정에 불협화음이 나타나고 있다. 이렇기에 몇몇 기업을 제외하고는 10구단을 찬성하고 있다. 필자도 10구단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NC가 창단된 시점부터 10구단은 무조건적으로 필요했다. 반대한 몇몇 기업들의 주장을 보면 " 구단이 늘어나면서 리그 질적 하향이 나타나게 될 것이고, 팬들이 낮아진 수준에 실망하여 떠나게 될 것이다. 그로인해 리그 흥행이 저해되어 모든 구단이 다 같이 죽게 될 것이다." 라고 주장하는 데 어느정도 공감한다.


 이번 페넌트레이스를 본 야구팬들이라면 리그가 하향 평준화 되어 간다는 점에 동감하지 않는 팬은 없을 것이다. 어이없는 실책이 늘어가고, 괴물이라고 할 만한 선수들의 등장은 보이지 않는데, 선수는 조금씩 해외로 떠나고 있다. 이로 인해 하향 평준화가 일어나고 있다. 지난 달 시즌 우승팀 삼성이 대만 리그 우승팀 라미고에게 0-3 완봉패를 당했다. 이게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 대만의 리그 수준을 생각하면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거기에 얼마전 있었던 아시아 선수권 야구대회에 우리나라는 대다수가 프로선수였고(나이 어린 선수들이지만) 일본은 사회인, 대만은 WBC멤버 11명 포함한 멤버로 참가 했다. 결과는 일본 사회인 선수들에게 0-4 패배, 대만에게는 고교생 투수에게 완벽하게 타선이 묶이며 0-7 완패를 당했다. 우리나라 야구는 아시아에서도 힘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물론 1군이 출전하면 우리나라는 충분히 강하다. 하지만 그 1군 선수를 제외하면 우리나라는 경쟁력이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10구단이 창단되면 리그 질적 하향은 계속 되게 될 것이다. 장점이 있다면, 선수들이 많은 경기에 뛰게 되어 실력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실력있는 선수들의 몸값에는 엄청난 인플레이션이 일어나게 될 것이다. 이번 FA 시장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김주찬의 몸값을 보고 대다수의 팬들이 거품이다. 너무 비싸다. 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게 리그에 어느 정도 수준있는 선수가 적은 상황에 수요는 많으니 발생하게 된 일이다. 올해에 이러한 결과가 나왔는데 내년에 A급 선수들이 대거 FA로 풀리게 되는 상황에 얼마나 더 큰 인플레이션이 일어날지 상상조차 안된다.


 리그 질적 상승과 선수들의 인플레이션을 막고 한국 선수들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용병 제한을 풀어야 한다는게 필자의 주장이다. 첫째로, 능력있는 용병 선수를 통해 실력에 비해 높은 연봉을 받는 선수들을 저지하게 될 것이다. 둘째로, 그러한 용병들이 늘어나게 됨으로써 리그는 자연스럽게 질적 상승이 일어나게 된다. 셋째로, 우리 선수들도 용병과 주전 경쟁을 하기 때문에 주전 자리 확보를 위해 노력하게 되고 결국엔 경쟁력 상승이라는 결과가 나오게 된다.


 우리나라 리그는 세계 3위라 말한다. 1위 미국과 2위 일본 모두 용병 보유에 제한이 없다. 가까운 이웃 일본의 경우 용병 보유에는 제한이 없고 출전하는 용병 수에만 제한이 있다. 우리도 일본과 같이 이런 식으로 해야 한다. 야신 김성근 감독도 이같은 일침을 가한적이 있다. 2군들도 외국인 선수와 경쟁해야 한다는 것이 김성근 감독님의 주장이다. 또, 베이징 올림픽 이후 한국 야구는 더이상의 발전이 없었다고 주장하였고, 리그 질적 향상을 위해서라도 실력 있는 용병을 많이 영입해서 팬들에게 보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응룡 한화 감독도 비슷한 주장을 하고 있는 상황인데 KBO와 선수협은 생각이 업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혹자들은 말한다. 우리나라는 일본과 야구 인프라의 차이가 큰데 일본을 따라하면 망한다고. 맞다. 우리나라 야구 인프라는 한참 부족하다. 그렇다고 용병 제한을 풀지 않는 것은 동의하지 않는다. 현재 리그의 흥행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데 수준이 계속 떨어지게 된다면 언제 갑자기 인기가 한순간에 사라질지 모른다. 용병제한을 풀어 용병들에게 배우고, 주전 경쟁을 통해 실력을 키워야 한다고 본다.


 선수들의 기본권을 주장하는 선수협 입장에서 선수들의 취업률 상승과 몸값 상승을 보고 즐거워 할 것이다. 허나 야구의 인기가 줄어드면 그 달콤한은 금새 사라질지 모른다. 이사회에서 10구단을 찬성한다면 선수협도 용병제한을 푸는 것에 동의 해주었으면 좋겠다. 오는 것이 있으면 가는 것이 있어야 하지 않겠나?



 횡성수설하면서 쓴 것 같은데 끝으로 한가지 더 아쉬운게 있다. 10구단이 생기는데 참여하겠다는 기업중에서 고교야구에 대한 투자에 대해 언급한 기억이 없다는 것이다. 어느 지역에서 10구단이 승인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고등학교 야구에도 지원을 해주었으면 좋겠다. 한국 야구를 위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