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외 잡/▶ Movie

- [ 한국영화] 늑대소년 (2012)

KKM 2012. 11. 13. 10:35



- 이 글은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제 400만 돌파를 앞두고 있는 늑대소년, 영화계에서 비수기로 꼽는 현재 잘나가는 이 영화를 소개한다.


늑대소년을 보고 있으면 한 편의 동화를 보는 기분이 든다. 늑대소년이라는 판타지적 요소와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 그리고 영화 속 중간 중간에 들어가 있는 깨알같은 개그코드까지. 온 가족이 다 같이 볼 수 있는 그런 영화가 아닌가 싶다.


이 영화는 여성들을 위한 로맨스라고 볼 수 있다. 주인공 순이(박보영)은 폐병을 앓고 있어서 공기 좋은 강원도 어딘가로 이사오게 된다. 친구도 없는 순이는 그 곳에서 늑대소년인 철수(송중기)를 만나게 된다. 아무것도 모르고 말조차 하지 못하는 짐승인 철수를 만나고 순이는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게 되는 구조다.


자기 전에 폐병을 앓고 있는 자신을 원망하며 노트에 죽고 싶다는 이야기를 적던 순이가 철수를 알게 되고 노트를 치우고 애견 훈련 교재를 열심히 공부한다. 그리고 정말 개를 키우듯이 철수를 키우며 즐거워 하는 순이를 볼 수 있다. 그 장면을 보면서 여성 관객들은 주인에게 순종적인 남자(거기다 잘생긴 송중기)를 보며 즐거워 했을 것이다. 철수는 순이의 명령이면 언제나 복종하고, 순이가 위험하면 언제나 자기가 지켜주는 모습을 보며 설렘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이들의 사랑이 계속 평화로우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악역 지태(유연석)로 인해 위기가 찾아온다. 지태는 첫 등장(과거 회상이 시작되고 이사짐 나르는 그 때)부터 비호감이며 영화가 막바지에 이를 때까지 비호감인 캐릭터다. 순이를 좋아하지만 순이는 지태에게 관심조차 주지 않는 것에 분노하고 철수에게 질투한다. 지태는 철수가 자기가 순이 가족에게 사준 그 집에서 사는 것을 원치 않았고 쫒아내기 위해 온갖 발악을 해댄다.


이게 전체적인 줄거리고, 이 영화를 보면 로맨스 영화지만 은근히 재미있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철수가 인간 생활 적응을 해가는 장면들은 하나하나 놓칠 수 없고, 순이의 가족 엄마(장영남)과 동생(김향기)는 영화 초반 이 영화는 충분히 재밌는 영화라고 알려주는 존재들이다. 깨알같은 웃음을 선사해준다. 또 경찰(이준혁)과 대령(서동수)도 이들 못지 않는 재미를 선사한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는 모든 배우가 핵심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지태의 질투가 없었으면 이 영화가 싱거웠을지 모르고, 순이가 철수에게 가라고 울면서 외치는 장면에서 박보영의 연기력이 좋다는 걸 알게 되었을 것이다. 철수 역의 송중기도 대사가 얼마 없었지만, 그 얼마 없는 대사가 얼마나 많은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는가. 그리고 엄마와 순자, 경찰과 대령 등등 모든 조연이 핵심이었다고 본다.




'늑대는 평생 단 한마리의 암컷만 사랑한다' 라는 대사는 이루어지지 않는 둘을 비추어 보면 가슴아픈 말이 아닌가 싶다. 요즘 평생 한명의 여자를 사랑하는 이가 있을 수 있을까.? 그래서 송중기의 순종적인 사랑이 많은 여성 관객에게 감동을 주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