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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29] 서울 이랜드 FC의 역사적인 첫 경기 후기

KKM 2015. 3. 29. 22:29

 많은 축구 팬들이 이 날을 기다렸을 것이다. 기대감, 호기심, 우려 등등 각자 다른 이유가 있겠지만 서울 이랜드 FC의 창단 첫 경기는 많은 언론 및 축구 팬들에게 관심을 모으는 경기였다. 필자는 이랜드에 대한 호기심이 크게 작용해서 첫 경기는 무조건 직관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래서 2015 K리그 챌린지 2R 서울 이랜드 FC와 FC 안양의 경기를 보게 되었다.




 이제 잠실올림픽주경기장이라는 표현을 잊어라. 여러분들이 기억해야할 서울 이랜드 FC의 홈구장의 이름은 레울파크다. 레오파드와 서울의 합쳐서 레울파크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했다. 역에서 내리고 야구장을 지나면 레울파크의 모습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접근성이 매우 뛰어난 레울파크는 서울 이랜드 FC가 앞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예매없이는 경기를 보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경기장에 들어서고 나서의 모습이다. 경기장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하겠지만 입구에 들어서고 좌석까지의 거리가 좀 먼 편이다. 사진에 살짝 나오는데 그라운드에 매점이 여러개 있어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창단 첫 홈경기 티켓의 모습. 아쉽게도 특별함은 없었다. 티켓에 적혀 있듯이 좌석은 1층 L6이었는데 시야는 개인적으로 좀 낮아서 불편했다. 다음에 간다면 L5 쪽 2층이나 N,S 석을 노릴 계획이다.



 컨테이너 위에서 보면 재밌을 것 같다. 스탠드석으로 즐기는 축구의 맛



 선착순으로 증정한 응원 타올의 모습이다. 머플러를 기대했는데 그냥 타올이다. 그냥 상징적인 기념품으로 생각하면 될듯. 매치데이매거즌도 판매하고 있어서 하나 구매했는데 다른 구단들의 매치데이매거진보다 괜찮은 것이 하나 있는데 김세윤 분석관이 상대팀 FC 안양에 대한 분석을 적은 글이다. 다른 구단의 경우 대부분 구단 명예기자의 글로 꾸며지는데 이랜드의 분석글을 질적으로 굉장하다.


 전광판이 N석 쪽에 하나 있고 스코어보드와 경기 중계 영상이 계속 나온다는 점이 다른 구장과의 차이점이다. 그에 따른 불편함 점이 출전 선수 명단을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필자의 경우 매치데이 매거진을 구매했기에 거기에 담겨있는 선수단 정보로 저 등번호가 누구인지 판단했지만 일반 팬들은 누군지도 모르고 그냥 경기를 볼 수 밖에 없었다.


 이랜드 FC의 첫 경기에 대한 대해 이야기를 하자면 솔직히 실망했다. 윙이 없는 선수진으로 뻥축구를 보여주는데 오늘 무승부로 끝난 것이 기적이다. 1차적으로 중원이 너무 비어서 선수들이 공을 잡으면 줄 곳이 없고 중앙에 위치하던 김재성이나 21번 김영근이 공을 잡으면 선수를 안양 수비를 제치지 못하고 앞으로 공을 주려고 해도 공격수 카렌과 존슨이 그냥 라인 끝에 안양 수비와 같이 있어서 공을 줄 곳이 없었다. 그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공을 잡고 윙으로 빠져서 크로스를 올리거나 2번 김민제 (레프트백)에게 공을 주고 그가 라인 끝까지 달리고 크로스를 올리는 모습만 반복적으로 보여줬다. 존슨이 올라오는 공을 떨궈주고 카렌이 마무리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던 것 같은데 카렌이 많은 기회를 아쉽게 놓쳐서 그런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고 아직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몸이 올라오지 않았는지 조금 둔탁한 모습이었다.


 기대한 것과 다르게 피지컬을 중심으로 한 롱볼축구였다는 점이 아쉬웠고 외국인 선수의 기량이 생각 이상으로 낮아서 올 시즌 승격의 길이 멀어보인다. 물론 첫 경기만으로 이런 평가를 하는 것이 웃긴 일이지만은 오늘 경기를 보고 있으면 승격이라는 단어가 머리속에서 사라지는 것은 당연할 것 같다.


 응원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면 오늘 이랜드 울트라스를 자처하는 인물이 난동을 부리며 보기 안 좋은 모습을 보여줬었는데 정말 아쉽다. 구단에서 공식적으로 서포터즈를 운영하지 않고 전 관중이 서포터가 되어 경기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는데 그것에 불만을 가진 사람이 나와서 첫 날부터 난동을 피우니 스스로 서포터에 대한 이미지를 안 좋게 했다.


 상대팀 FC 안양의 조직적인 서포팅에 비해 이랜드는 아직 준비 된 것이 없어서 상황에 따른 반응만 조금씩 보일 뿐이었다. 그러다가 어느 외국인 팬이 'SEFC 짝짝짝짝'으로 서포팅을 하기 시작하고 다른 관중들이 따라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자체적인 서포팅을 보여주기도 했고 선수 개인에 대한 콜도 몇몇 관중이 하는 식으로 응원이 진행됐다. 개인적으로 구단 측에서 장내 아나운서를 통한 응원 유도를 더욱 권장했으면 한다. '힘찬 박수를 ~ ' 이런 식으로 식상한 유도가 아닌 따라 부르기 쉬운 노래를 부르게 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말이다. 점차 자체적으로 서포팅 문화가 활성화 되겠지만 오늘 경기에서는 좀 허전한 느낌이 들었다. 내가 알기로 이랜드에서 응원곡을 많이 준비했다고 들었는데 왜 오늘 아무런 준비가 없었는지 아쉽다. 만약 노래가 준비된다면 오늘 이랜드 좌석 설명도를 나눠준 것 처럼 이랜드 응원 곡을 적어서 나눠주면 좋을 것이다.


 이제 경기 외적인 이야기를 하려 한다. 개인적으로 가변석은 만족스러웠다. 한 가지 불만인 점은 좌석과 앞 좌석의 간격이 좁아서 불편하다는 점이다. 그것을 제외하면 가변석에 대한 불만은 없다. 그렇다고 경기장에 대한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오늘 관중이 4천 명이 넘게 와서 일지는 모르지만 매 경기 그 이상을 꿈꾸는 구단이라면 화장실 문제는 해결해줬으면 좋겠다. 화장실로 가는 길이 어쩔 수 없이 멀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 먼 길을 가서 작은 화장실에 너무 많은 인파가 몰려서 굉장히 불편하다는 점이다. 화장실이 더 있으면 그 곳으로 안내하는 직원이 있으면 더 좋았을 텐데 그렇지 않아서 혼잡스러웠다. 화장실 앞에 매점도 있어서 매점을 이용하는 사람과 화장실을 가려는 사람이 합쳐지기도 해서 이에 대해 구단에서 해결방안을 제시해줬으면 좋겠다.


 오랜만에 잠실을 야구가 아닌 축구를 보기 위해 찾았다. 즐거웠던 하루였고 위에 불만을 많이 적었지만 만족이 더 크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이랜드가 좋은 성적을 거두기를 바라고 다음달에 다시 경기장을 찾아서 이번에는 N석 혹은 S석에서 경기를 즐길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