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의 유일한 가이드북이지만 그리 유익하지 않은 가이드북
가이드북 하면 초등학생 시절 바람의나라 가이드북이 생각난다. 월 정액권을 구매 할 능력이 없던 시기에 60(?)시간 무료 쿠폰이 들어가 있는 바람의나라 가이드북(아마도 조랑)은 그 시절 나에게 메리트가 큰 아이템이었다. 내용도 알찬 것들로 가득하니 만렙을 노리던 어린 시절 도움이 되던 책이다.
그리고 약 십 여년이 지나고 다시 가이드북을 구매하고 있다. 물론 '바람의나라'가 아니다. 바로 K리그 유일의 가이드북 '토크 어바웃 K리그'다. 연맹에서 만들었던 가이드북이 작년 '풋볼리스트'의 제작을 시작으로 올해는 '스포탈코리아'가 가이드북을 만들었다.
K리그의 모든 것을 담은 '유일'한 가이드북
TALK ABOUT K LEAGUE
이번 2014 시즌 K리그 가이드북 우측 상대에 있는 이 책의 소개 멘트다. 표지도 깔끔하고 가격은 작년보다 올랐지만 외관은 참 괜찮은 녀석이다. 뒷 표지에는 홍명보 국가대표팀 감독과 안정환 해설위원 그리고 이번 시즌 K리그 홍보대사이자 아이돌 비스트의 멤버 윤두준의 추천사가 적혀있다. K리그를 응원하는 팬으로서 이거 안살수가 없지 않나? 이렇게 필자는 2년 연속으로 가이드북을 구매하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이번 글은 아쉬움이 커서 작성하기로 결심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돈 주고 보기 아까운 책이다. 이번 가이드북 보다 무료 쿠폰이 들어 있는 게임 가이드북이 더 유용했다.
지난 해와 비교해서 아쉬운 점
(왼쪽이 작년 K리그 가이드북인 뷰리풀 K리그, 우측이 올해 가이드북인 토크 어바웃 K리그)
작년 가이드북과 비교하여 올해 가이드북이 이길 수 있는 것은 '가격'밖에 없다. 작년에 비해 800원이나 저렴하다. 하지만 책도 가벼워 졌고 내용도 줄어 들었다.
올해 가이드북 소개를 보면 기존 K리그 팬은 물론 축구를 처음 접하는 팬들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자세한 가이드가 나와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 부분은 작년 가이드북이 더 낫다. 솔직히 이번 가이드북을 사느니 축구 월간지 아무곳이나 홈페이지 들어가서 3월 분을 이월호 신청해서 구매하는 게 낫다. 아니면 동네 서점에 가서 이월호를 찾으면 저렴하게 구매 할 수도 있다. 정말로 처음 축구를 접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잡지나 이 책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
과장 된 말일지도 모르지만 솔직히 내용물이 부실하다. 각 팀 선수단의 프로필과 감독, 선수 한 명의 인터뷰. 그게 있을 뿐이다. 물론 구단 연혁과 역대 성적도 나와 있으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번 가이드북의 내용은 축구 월간지에서도 매해 3월 K리그 특집을 통해 쉽게 볼 수 있던 내용이다.
그나마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각 구단 역대 감독들의 성적을 확인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작년에 없던 내용이다.
그리고 정말 아쉬운 것은 작년 가이드북보다 컨텐츠가 줄었기 때문이다. 태연 인터뷰가 없어서 아쉬운 것도 아니고(대신 윤두준의 인터뷰가 있다.) 김민지 아나운서와 윤태진 아나운서의 인터뷰가 없어서도 아니다. 각 구단 소개에 이어서 나오던 경기장 근처 맛 집, 혹은 명소, 서포터즈 소개, 그리고 그 팀 팬과의 인터뷰 등등 그 괜찮은 컨텐츠가 빠지고 그저 평범한 책이 되어 버린 그게 참 아쉽다.
개인적으로 바라는 가이드북
K리그 팬의 입장에서 몇가지 수정 혹은 추가 되었으면 하는 것들이 있다. 지난 가이드북에 있었던 것도 있고 추가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있는데 다음에 고려 되었으면 좋겠다고 감히 바라며 적어 본다.
1. 지역소개
K리그 구단들은 전국 곳곳에 연고를 가지고 있다. 이는 여행 코스로 고려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축구와 여행을 연관지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게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가이드북에 여행 가이드도 적어 주면 어떨까? 그 지역의 명소와 맛 집을 소개하고 그 후에 경기장을 찾아 즐길 수 있도록 정보를 주는 것이다. 수원의 경우 세계 문화 유산인 화성을 소개하고 맛 집은 역시 경기장 근처에 있는 월드컵 갈비집이 좋겠다. 간단하게 적었지만 이보다 살을 붙여서 각 구단 별로 소개 한다면 지역 밀착화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각 구단이 음식점과 계약을 맺고 홍보를 해주는 식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소개는 원정 팬들에게도 좋은 정보가 되어 축구 관람 전에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 지에도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2. 서포터즈
이것도 작년 가이드북에 수록 되어 있는 내용인데 개인적으로 마음에 든다. 각 구단 별로 존재하는 대표 서포터즈를 소개하고 소모임도 소개해 준다면 서포터를 생각하고 있는 팬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서포터가 부담이 되는 일반 팬들을 위해 같이 따라 부를 수 있는 쉬운 서포팅 곡을 소개한다면 굳이 서포터가 아니더라도 현장에서 그 서포팅 곡이 나온다면 따라서 부르지 않을까?
3. 경기장 소개 및 티켓 값
가이드북에 경기장 가는 길과 수용 인원이 소개 되어 있지만 일반 팬들은 티켓 가격이 얼마인지 W,E,S,N석에 따른 차이를 모른다. 처음 축구를 접하는 혹은 처음 직관을 가는 관중에게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가 티켓 관련 질문인데 이러한 설명도 포함되어 있으면 좋지 않을까?
그리고 경기장 소개에서 그냥 수원 월드컵 경기장 (4만 3,959석)으로 끝내지 말고 그 경기장을 사용한 역사와 경기장의 별칭인 '빅버드'를 소개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이러한 작은 이야기를 조금씩 알려야 K리그가 큰 이야기로 나아갈 거라고 생각한다.
4. 정보의 다변화
작년 가이드북 구단 소개를 보면 지난 시즌에 팀의 득점이 어느 곳에서 있었는 지에 대한 그림이 있다. 이런 정보를 추가하고 구단의 공격 패턴이 어떠했는지를 소개해주면 좋아 보인다.
그리고 숫자로 보는 포항과 같이 지난 시즌 숫자로 된 이야기를 풀어 적는 것도 하나의 이야기가 된다고 본다. 이러한 기사 자주 나오는 걸로 아는데 가이드북에도 추가 됐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추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 MY CLASSIC 11이다. 이것도 작년 가이드북인 뷰티풀 K리그에 있던 내용인데 그 구단의 레전드가 구단 역사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 11명을 뽑고 소개하는 내용이다. 수원의 경우 수원의 레전드이자 공수에서 모두 뛰어난 활약을 펼쳤던 국가대표팀 코치 박건하가 역대 수원 최고의 11명을 뽑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러한 내용은 그 팬들로 하여금 혹은 그 팀을 기억하는 이들에게 과거에 대한 향수를 느끼게 해주기 좋은 내용이다.
거기서 살짝 추가 되었으면 하는 내용은 그 레전드에 대한 소개가 좀 더 추가 되고 선정 된 11명 중 한 명이라도 인터뷰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다음 해에는 그 선정 된 11명 중에서 한 명이 최고의 선수 11명을 선정하는 식으로 계속 사용할 수 있는 컨텐츠로 만드는 것이다.
5. 구단 페이스북 및 트위터
이 내용은 2년 연속 담겨 있기는 하나 너무 작게 표시 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비중이 없어서 그냥 지나치기 쉽다고 해야하나. 어쨋든 요즘 SNS가 없이는 살 수 없는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SNS는 인생의 낭비라는 말이 있지만 구단과 팬이 소통하기에 SNS 같이 좋은 것도 없다.
개인적으로는 서포터즈를 소개 하는 곳에 같이 구단 SNS도 홍보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6. 라이벌 소개
FIFA도 세계의 라이벌이라는 코너에서 라이벌을 소개하는데 K리그 유일의 가이드북에는 라이벌에 대한 소개가 단 한 마디도 없다. FIFA가 인정한 라이벌 경기가 2개나 있고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2개의 라이벌 경기가 소개 되고 있다.) 그 외에도 많은 라이벌 경기가 존재한다. 이러한 내용을 소개해주면 K리그를 접하는 이에게 관심 요소가 되어 그 들의 경기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까?
K리그 최고의 라이벌인 수원과 서울의 슈퍼매치, 오랜 역사 속에서 꾸준한 라이벌을 유지하고 있는 포항과 울산의 동해안 더비, 최근 몇 년 전부터 갑작스럽게 부상 중인 인천과 서울의 경인더비, 그 외에도 전북과 서울의 티아라 더비, 세계적으로 보기 힘든 더비 협약식(?)을 통해 만들어진 전북과 전남의 호남더비까지 가이드북에 소개 할 라이벌 경기는 참으로 많다. 그 상대 팀과의 최근 전적, 역대 상대 전적을 적어 주는 것도 좋다.
앞으로 나올 가이드북들이 계속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 주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