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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eview] K리그 클래식 2R FC 서울 vs 인천 유나이티드

KKM 2013. 3. 10. 00:26


 K리그 클래식 2R FC 서울과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 이 경기를 보기로 정했을때 저는 당연히 서울이 이길 줄 알았습니다. 이런 결과가 나올줄 생각도 못했네요. 아무튼 리뷰 시작합니다.


 경기전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펼쳐진 서울과 인천의 경기에서 인천은 13경기 연속 무승(5무 8패)를 기록하고 있었다. 서울은 홈에서 포항을 상대로 리드를 하다 동점골을 허용하며 2:2 무승부를 기록했었고, 인천도 마찬가지로 홈에서 작년 상위 스플릿의 막차를 차지했던 경남을 상대로 0:0 아쉬운 무승부를 기록했었다.



전반 초반을 지배하는 인천


 경기 초반부터 인천이 서울을 강하게 압박했다. 서울이 압도하던 기록과 언론들의 예상을 비웃듯이 인천은 서울을 강하게 압박했다. 서울은 압박에 잘 대응하지 못하였고 잦은 패스미스로 인한 역습과 공격 찬스를 내주었다. 그리고 서울이 공격할 때엔 인천의 짠물수비에 아무것도 하지 못했는데 그 수비의 중심에는 김남일과 구본상이 있었다. 김남일과 구본상이 포백 앞에서 강한 압박을 해서 서울의 공격을 끊고 역습을 나가는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인천의 공격에는 날카로움은 없었다. 미드필더에서 전방까지의 공격은 훌륭하지만 그 이후의 마무리가 좋지 못했다. 페널티 박스로 보내는 크로스는 형편없고 남준재와 디오고의 호흡이 아직은 맞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제대로 된 슈팅도 날리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에 서울은 하대성이 중원에서 좋은 패스로 좌우 측면으로 공을 뿌려주고 에스쿠테로와 몰리나가 측면을 파고 드는 전략을 사용했는데 인천의 수비가 그때마다 잘 끊어내면서 막아냈다. 인천의 주축 선수들이 전북으로 이적하면서 수비력이 약해질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는데 그 전망은 보기 좋게 틀려버렸다. 오히려 작년보다 더욱 견고해진 수비진을 보여줬다. 하지만 단점이 하나 있었는데 그것은 파울로 공격을 끊어내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그것이 인천의 팀컬러(거친 수비)긴 하지만 서울에는 좋은 세트피스 키커가 많기 때문에 오히려 위험하기 때문이다.


리그 최고의 용병진의 활약


 그 위험은 첫번째 골로 나타났다. 파울로 얻어낸 프리킥을 몰리나가 아디에게 완벽한 킥을 차서 아디가 방향을 완벽히 바꿔서 선제골을 기록했다. 여기서 인천이 안타까웠던 장면은 아디를 마크하던 남준재가 아디를 놓쳤고 아디는 노마크 속에서 감각적인 헤딩골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이 골로 아디는 시즌 첫 골을 기록했고 몰리나는 시즌 3호 도움으로 올해도 도움왕에 유력한 후보라는 것을 보여줬다. 서울의 용병이 골을 합작하는 동안에 인천의 용병 디오고는 전방에서 서울의 수비에 막혀 고립된 모습을 보여주며 올해도 인천의 용병 농사가 망한 듯이 보였다.



                          (데뷔골을 기록한 이석현(가운데), 사진출처 OSEN)



월미도 호날두가 떠난지 2년. 인천 이니에스타가 떴다. 신인왕 후보 이석현 !


 선제골 이후 서울의 점유율이 점점 높아졌고 인천은 선 수비 후 역습을 이용한 공격을 전개했지만 경기 초반과 마찬가지로 이렇다한 마무리를 하지 못하고 공격권을 내주고 있었다. 그러던 상황을 깬 것은 신인 이석현이었다. 국가대표 미드필더 출신인 고명진을 제치고 중거리슛을 날렸고 그것이 골로 이어졌다. 김용대 입장에서는 매우 아쉬워 할만한 상황이었다. 공을 잡아냈는데 하필 무회전으로 날라오고 워낙 강하게 날라온 슈팅이라 제대로 잡지 못했고 그것이 굴러서 골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 동점골로 인해 끌려갈 수 있던 경기를 다시 팽팽한 경기로 되돌려 왔다.



전반전을 보면 점유율은 서울 52:48 인천으로 대등한 경기였고 경고도 사이좋게 2장씩 나눠갔다. 서울의 슈팅을 보면 패널티 박스 안에서의 슈팅이 많았고 반면에 인천은 박스 외각에서의 슈팅이 많았다. 



세트피스의 중요성, 역전골을 만드는 디오고!


 후반 초반 인천이 경기를 앞서가기 시작했다. 김창훈의 코너킥을 올린 것을 디오고가 골로 연결시키며 원정에서 서울을 상대로 2:1로 앞서가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이 골 전까지 디오고는 실패한 용병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역시 공격수는 골로 말하는 것이란 것을 보여주었다. 서울은 실점 이후에 더욱 공격적으로 나가기 위해 한태유를 빼고 '고대 앙리' 박희성을 투입시키며 변화를 선택했고 인천도 경기 내내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던 남준재를 빼고 새로 영입한 찌아고를 투입시켰다.



                   (이젠 '서울 앙리'다!, 2:2 동점을 만든 신인 박희성, 사진출처 조이뉴스 24)


골대 공방속에서 이젠 서울 앙리 박희성의 데뷔골!


 지난 시즌 득점왕인 데얀은 실점 이후 좋은 기회를 많이 얻기 시작했는데 권정혁 골키퍼의 슈퍼세이브가 계속되서 골을 넣지 못했고 심지어 골대까지 맞추면서 아쉬운 기회만 놓치게 되었다. 데얀이 골대를 맞추고나서 인천도 교체 투입해 들어간 찌아고가 골대를 맞추면서 쐐기골을 기록할 뻔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는 상황이 반복되다 오버래핑 올라간 아디의 크로스를 교체 투입해 들어간 박희성이 헤딩으로 마무리 지으며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넣었다. 올해 쟁쟁한 신인이 많은 시즌인데 그 경쟁이 벌써부터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인천의 불안해진 수비와 권정혁의 크레이지 모드


 인천은 구본상이 나가고 손대호가 투입되고 부터 수비가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패스미스는 물론이고 쉽게 뚫리는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크로스가 올라오면 그것을 방어하는데 어려움을 계속 보여주었다. 그럼에도 추가 실점이 없었던 것은 골키퍼 권정혁의 미친 선방이 계속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 선방이 나오지 않았다면 서울이 쉽게 가져가는 경기가 되었을 것이다.



                           (역전골을 떠먹여 준 귀요미 찌아고, 사진출처 MK 스포츠)


올해도 계속되는 봉길매직! 용병술의 힘을 보여주다


 동점이 되자 김봉길 감독은 김남일을 빼고 문상윤을 투입시키는 공격적인 교체를 했다. 그 교체는 성공적이었다. 찌아고가 하프라인부터 50m를 빠른 속도를 이용하여 돌파했고 패널티 박스에서 문상윤에서 패스를  했고 문상윤은 침착하게 골로 연결시켰다. 교체 투입된 선수들의 합작이었다. 추가시간에 데얀의 슈팅이 아슬아슬하게 골대를 넘어간 것이 서울 입장에선 아쉬운 결과였다.


 오늘 보여준 인천의 경기력을 보면 이번 시즌 돌풍의 핵심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2R까지 1승 1무인데 그 2경기는 모두 작년 상위 스플릿에 있던 팀이고 디팬딩 챔피언을 그들의 홈에서 무승 징크스를 깨면서 이겼으니 이번 시즌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 같다. 그에비해 서울은 홈 2연전에서 1무 1패를 기록했고 더욱 심각한 것은 2경기에서 5실점을 했다는 점이다. 앞으로 원정 2연전과 AFC 챔피언스리그까지 참가하는 서울은 경기수도 많은데 힘든 시즌이 될 것 같은 모습이다.



 오늘 경기를 보면서 느낀 것은 서울과 인천이 더비로 발전할 수 있을 것 같은 가능성이 보였다. 일부 팬들은 '경인더비'라고 부르고 있는데 사실 더비라고 부르기 민망 했던 것은 상대 전적에서 서울이 압도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서울과의 최근 2경기를 모두 3:2로 이기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가능성을 보여줬다. 매번 이런 경기를 보여준다면 관중도 늘고 언론도 주목하는 더비로 발전 할 거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