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K리그 첫 직관 후기 대전 스포츠토토 vs 수원 FMC
축구 오타쿠라는 블로그 타이틀을 달고 있는데 아직 WK리그를 경험해본 적이 없다. 어라 어디서 많이 본 서두인데.. 흠 그건 넘어가고 어쨋거나 IBK 기업은행 WK리그 4라운드 대전 스포츠토토와 수원 FMC의 경기 관람기를 적어 본다.
(행복한 팬들이 많은 한화 이글스의 홈 구장이 보인다)
업로드가 매우 늦어서 그렇지 이 날은 프로야구 개막 하루 전인 3월 31일 월요일이다. 화요일에 한밭 구장에서 홈 개막전이 있어서 인지 빈 야구장에서 다음 날에 있을 개막전을 대비한 점검들이 진행되고 있었다. 2군리그라도 하고 있었더라면 한밭 구장에 일찍 도착한터라 조금이라도 보다 가려고 했지만 아쉽게도 퓨처스 리그도 화요일 개막인듯해서 한밭 종합 운동장으로 발길을 옴겼다.
(매주 월요일, 목요일은 여자축구 보는 날입니다. 오늘도 경기가 있어요!)
한밭 야구장엔 어느 정도 가봤지만 종합 운동장은 처음이었다. 내셔널리그도 이 곳에서 진행되고 대전시티즌도 후반기에 월드컵 경기장 보수 작업으로 인해 모두 이 한밭 구장을 이용하게 된다고 하니 미리 체험한다는 마음으로 경기장 입구를 찾기 시작했다.
(대전 스포츠토토 팀 버스)
(수원 FMC 팀 버스)
경기장에 안내판이 없어서 평소 일반적인 축구 경기장처럼 입구를 찾다가 낭패를 봤다. 모든 입구가 막혀있어서 어디로 입장해야 되는건지 알 수가 없어서 경기장을 한 바퀴 뺑 돌았다가 위에 보이는 버스가 있던 (처음에 경기장에 도착했던) 그곳 1층에 사람들이 들어가는 것을 보고 아.. 하고 따라 들어갔다. 안내판 하나 정도는 설치해두면 어떨까하며 드디어 경기장에 입장했다.
(경기장을 뺑~ 돌다가 차량용 입구에서 찍은 사진)
(경기장에 들어 온 시간.. 대략 15분 정도 걸었다)
몸을 풀고 있는 수원 FMC의 선수단, 시야 좋은 곳을 찾다보니 수원 FMC의 응원석이었다. W석에서 왼쪽이 홈팀 오른쪽이 원정팀의 팬이 앉는 신기한 모습이다.
대전 스포츠토토의 선수들이 몸을 푸는 모습. 생각보다 경기장이 너무 멀어서 시야가 매우 좋지 않았다. 나름 많은 종합 경기장을 경험 해봤지만 그 중 가장 좋지 않았다. 본부석(?) 쪽 바로 옆에 앉아서 봐서 그나마 가깝게 볼 수가 있었지 만약 위에서 보면 시력이 안좋은 필자는 고생좀 할 것 같다.
선수 입장 모습 파란색 유니폼이 원정팀 수원 FMC고 왼쪽이 홈팀인 대전 스포츠토토다.
여자 축구팀에도 서포터가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경기가 끝나는 순간까지 열심히 응원하는 모습은 보기 좋았는데 관중이 가족 단위가 대다수라는 점에서 심판 판정에 항의하는 욕설이 섞인 안티콜은 아쉬웠다. 그러나 두 번의 안티콜을 제외하면 정말 열정적인 모습으로 대전을 향한 애정을 보여주었다. 참고로 앞에 보이는 테이블 좌석은 기록원(?)과 장내 아나운서 (맨 좌측)이다.
경기 시작 전에 사인볼을 나눠 주는데 같이 경기장에 간 친구가 수원 FMC의 사인볼을 받았다. 경기장에 대략 150명의 관중 (기자 외 스태프 모두 포함한 필자가 세본 숫자)이 왔는데 사인볼을 양 팀이 합쳐서 대략 20여개를 뿌리니 이거 받을 확률이 매우 높다.
(경기 후반 여민지 선수의 투입)
처음으로 직관한 이번 경기에 대한 간단한 감상은 이제 주저리 적어보려 한다. 경기를 보면서 느낀 것은 패스가 잘 이루어 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양팀 모두가 볼터치가 좋지 않아 패스를 받아도 퍼스트 터치가 길어 자주 뺏기는 모습을 보여주고 패스미스가 너무 잦다. 공격 자체가 잘 이루어지지 않다보니 이렇다 할 위협적인 장면을 보기가 힘들고 그런 상황은 주로 정지 된 상황인 세트피스 상황에서 자주 나왔다.
수원의 용병인 로라는 팀의 핵심으로 보인다. 모든 선수 중에서 킥이 제일 좋았고 세트피스 전담 키커인데 수원의 첫 골 장면도 로라가 올린 크로스에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수비 가담도 계속 해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전반이 끝나고 하프타임 이후 후반전 킥오프가 임박했는데도 홈 팀의 선수들이 나오질 않는 장면도 특이한 경험이었다. 장내 아나운서가 방송을 계속 해도 나오질 않아 결국 부심이 라커룸으로 들어가서 선수들을 부르는 진풍경을 경험했다.
전반전만 봤을 때는 수원의 전체적인 수비 밸런스가 좋았고 대전은 프리킥 상황이 아니면 제대로 된 슈팅하나 하지 못했었다. 수원이 상대적으로 슈팅까지의 과정이 잘 연결 되었지만 마무리가 좋지 않아서 추가 골을 넣지는 못했다.
후반전이 시작되고 대전이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는데 박희영 선수의 동점골 장면에서 2:1 패스로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 이후 대전이 분위기를 가져오고 경기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여민지 선수가 투입 되면서 더욱 공격적으로 임할 수 있었다고 본다. 그 전까지의 대전의 공격에는 중간 과정을 찾아보기가 어려웠는데 여민지가 투입되고 2선에서 볼 배급과 중앙 침투 등 공격을 활발하게 전개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한 70분이 지나자 양 팀 모두 체력적으로 힘든 모습인지 그 뒤로 경기 템포가 더욱 느려졌고 공격은 계속되었으나 마무리 부족으로 결국 1:1 무승부로 경기가 끝났다.
처음으로 여자축구를 경험했는데 나름 괜찮았다고 본다. 아직 연고 정착이 완전히 시행되지 않았지만 내년부터는 시행되기 때문에 점차 발전할거라 본다. 경기장에서도 선수의 가족이 아닌 일반 대학생 팬도 볼 수가 있었는데 그 관중이 인상적이었던 점이 우연히 보게 된 여자 축구가 재미있어서 계속 찾아 보고 있다는 점이다. 이렇듯 여자 축구의 발전 가능성은 크다고 본다.
경기가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보조 경기장에서는 대전 한수원 팀의 훈련이 진행되고 있었다. 늦은 시간이었는데도 열심히 훈련하는 모습에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훈련 장면을 구경하다가 집으로 돌아갔다. 다음에는 내셔널리그에서 활약 중인 대전 코레일의 경기를 관전해보려한다.
Ps. 여자 축구는 월요일과 목요일에 진행되니 관심있는 분들은 네이버나 KTA TV에서 시청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