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읽기 시작했다면 내려놓기 힘든 책!" <더 타임스>
이러한 극찬이 이 책의 뒷 면에 있는 리뷰 중 한 문구이다. 내가 살면서 읽은 책들 중에서 이 소설만큼 수 없이 내려놓았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끊임없이 읽다 포기하고 다시 읽다 포기하고 그래도 한 번 읽은 책 끝까지 보자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어서 중도 포기를 수차례 반복한 끝에 드디어 다 읽었다. 개인적으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웃음'을 읽었던 그 시절에도 매우 힘들었는데 (사실 그 때에는 웃음이라는 소설 속에 나오는 유머가 전혀 웃기지 않아서 페이지를 넘기기 어려웠다) 이번에는 주인공 샐리가 겪는 산후우울증의 증상을 보는게 너무 짜증이나서 읽는게 힘들었다.
이 소설을 접하게 된 것은 이 작가의 명성에 기인했다. 일단 유명 소설 작가의 책을 읽던 필자기에 그의 이름은 이미 '빅 픽처'를 통해 알고 있었고 마침 친구 집에 그의 소설 전 권이 있기에 그 중 이 책이 흥미로워 보여 빌리게 되었다. 기대를 갖고 읽은 소설이었지만 소설 전체를 봤을 때 너무 리얼하고 너무나도 길었던 산후우울증의 장면때문에 읽는 것이 너무나도 힘들었다.
그렇다고 이 소설이 재미없던 것은 아니다. 물론 얼마전까지만해도 지나치게 재미없던 소설이었다. 소설의 분량이 큰 편인데 개인적으로 분량 조절을 잘 못한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초중반을 넘어 후반까지 샐리의 불행한 모습이 그려지는데 극의 막바지에서 그 모든 것이 너무나 쉽게 해결되는게 아닌가 하는 기분이었다. 극후반까지의 그 고통들이 소설의 끝자락에서는 너무나도 쉽게 그리고 그다지 많은 언급을 주지도 않고 해결되었다. 그 점을 빼면 후반부에 들어서 나오는 법정 장면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고 덕분에 오랜 시간 보지 못했던 결말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결말 법정 장면이 재미있긴 했으나 해결 과정이 너무나 순탄했기에 그다지 와닿지는 않았다. 심지어 마지막 판사의 판례문 낭독에서도 샐리의 변호인단은 좌절하고 있었으나 내가 보기에는 승리가 보이는 멘트들이었다. 어쨋거나 법정 장면을 보다가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가 떠올랐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소설을 고통스럽게 읽다가 마지막에 샐리가 아들 잭을 되찾는 장면을 기다리는 것 보다 그냥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를 보는게 좋아보인다. 개인적으로 재미를 느낀 장면은 법정에서의 양 측 변호사의 대립이었기에 이런 생각을 해보았다.
사실 이 소설을 이렇게만 보는 것은 너무 소설을 깎아 내리려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소설은 산후우울증을 겪는 산모를 사실적으로 표현해냈고 그것을 극복해나가는 모습을 그리며 자신의 아들 잭에 대한 사랑. 즉 모성애를 표현해는 과정을 그려줬다고 본다.
다음에는 그의 다른 소설을 통해 그의 명성을 다시 확인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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