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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구/▶ 칼럼

눈 부신 데뷔전을 치룬 이용재와 정우영

 


 처음 대표팀 명단을 봤을 때 강수일과, 최보경, 임채민과 같은 K리그에서 뽑힌 새로운 선수들 (임채민의 경우 2번째 였지만 데뷔 전이 후반 교체였기 때문에 포함시켰다.)의 활약이 기대가 되어 글을 썼다. 하지만 임채민이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낙마를 하더니 가장 기대가 되었던 강수일이 도핑테스트 양성 판성을 받으며 대표팀에서 낙마했다. 그리고 UAE와의 평가전 선발 명단에는 A매치 데뷔를 기다리는 J리그에서 활약하는 2명의 선수가 있었다. 바로 이용재와 정우영이다.



(아시안게임 당시 이용재의 모습, 사진출처- KFA)


 사실 정우영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없어 사람들이 시선은 이용재로 많이 쏠렸다. 이용재는 청소년 대표팀부터 아시안게임 대표팀까지 꾸준히 비난을 받던 선수였기 때문에 이번 대표팀 발탁부터 많은 사람들에게 좋지 않은 시선을 받았다. 나에게 이용재라는 선수가 대표팀에서 꾸준히 오래 뛴 선수라는 이미지가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A매치를 뛴 기록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이번이 첫 경기였다. 그리고 그는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기록하며 자신에게 쏠리는 비난을 잠재웠다. 이 장면을 보며 지난해 대표팀에 데뷔했던 이정협이 생각났는데 마침 골을 넣고 이정협과 교체되어 나가는 모습을 보니까 앞으로 대표팀에서 이 둘이 선의의 경쟁을 통해 발전해 나가는 모습이 상상되었다.


 골을 넣었다고 이렇게 칭찬하는 것이 아니다. 그가 오늘 보여준 움직임은 슈틸리케 감독이 원하는 '9번' 그 자체였다. 이정협이라는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슈틸리케 감독은 최전방에서 많이 뛰는 9번 공격수다. 그런 모습을 오늘 이용재가 잘 보여줬다. 최전방에서 끈질기게 상대 수비와 몸싸움을 벌이고 수비수에는 미드필더까지 내려오며 수비에 가담하며 전천후 활약을 보여줬다. 공격수가 부족하다고 말하던 슈틸리케 감독에게 오늘 경기로 좋은 공격수 카드를 하나 챙겼다고 할 수 있다.



(드리블을 하고 있는 정우영(18번), 사진출처-뉴시스)


 공격에서 이용재라는 카드를 챙겼다면 미드필더에서는 기성용의 대체자를 챙겼다. 기존 대표팀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점이 최전방 공격수라면 그 다음 문제가 기성용이 없는 경기에서 그를 대체할 선수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오늘 경기이후로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정우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정우영은 이용재와 비교했을 때 인지도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가 열광했었던 2012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영을 대체해서 대표팀에 소집되었던 선수다. 물론 경기에는 오랜 시간 뛰지 못했고 첫 경기도 4강 브라질 전이었던 만큼 많은 축구팬들에게 정우영이라는 이름을 머리속에 새기는 것은 힘들었다. 그리고 J리그에서 활약하고 그의 포지션의 특성상 언론에 자주 언급되지 못했다는 점도 있다.


 그런 그가 이번 대표팀에 첫 선발되어 첫 경기를 치뤘다. 그것도 기성용의 자리에서 말이다. 그리고 대단히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전반에 보여준 그의 압박 능력은 UAE 최고 에이스인 오마르 압둘라흐만을 지웠고 전방으로 좋은 침투 패스를 보여줬다. 그리고 후반전에는 전진하여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줬는데 이정협의 골도 그의 발 끝에서 시작되었다. 오늘 경기만 본다면 공수 양 측면에서 매우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기성용이 대체 불가에 가까운 선수지만 정우영의 활약으로 전략적으로 활용할 좋은 카드를 얻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 두 명 외에도 이제 대표팀 3회 출전을 기록한 이재성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차두리의 은퇴 후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던 오른쪽 측면을 정동호가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오늘 경기에서 많은 선수들이 대표팀 출전 기록이 적었지만 호주 아시안컵에서 3위를 기록한 UAE를 상대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줬다는 사실이 고무적이다. 그렇기에 다음에 있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예선 첫 번째 상대인 미얀마와의 경기가 더욱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