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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구/▶ 칼럼

미래를 위해 챔피언에게 최고 수위의 징계가 필요하다


 K리그는 승부조작 사태 이후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그 시행착오 속에서 다시 할 수있다는 희망의 새싹을 발견했고 그 새싹이 잘 자라기 위해 언론, 구단, 선수, 팬 등 모두가 힘을 내었다. 그리고 그 노력은 올시즌 꽃을 피우고 있었다. KBS의 꾸준한 지상파 중계와 JTBC3 FOX Sports의 질 좋은 중계, 메이저리그를 위해 탄생했지만 K리그 중계를 매주 해주기로 발표한 MBC Sports+2까지 우리는 질 좋은 중계를 안방에서 즐길 수 있게 되었고, 각 구단의 노력으로 유료 관중 비율이 늘어나고 수원 FC가 승격함으로써 역사적인 K리그 첫 로컬더비인 수원 더비라는 새로운 스토리도 K리그라는 꽃을 피우기 위한 거름이 되었다. 하지만 오늘 발표 된 기사는 K리그를 다시 병들게 하고 있다.


 전북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그들의 사과를 찾을 수가 없다. - 전북 현대 모터스 공식 홈페이지 첫 화면 캡처



전북 구단의 아쉬운 공식 입장


 이번 사건에서 전북 구단에게 실망이 크다. K리그 리딩 구단으로 2년 연속 정상에 오른 그들이 이런 더러운 일에 연류 된 것 자체가  K리그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굴욕을 선사했는데 공식 입장문에서 꼬리 짜르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다. 당장 내일 ACL 경기가 있어서 그곳에 집중하기 위해서인지는 몰라도 공식 입장을 보고 실망한 팬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리그를 대표하는 구단으로서 잘못한 점을 인정해야 했다. 


 그 스카우터가 우리가 예상하고 있는 그 분이라면 전북에 있는 코칭스태프 중에서 가장 오랜 기간 전북을 위해 일을 한 사람임을 생각했을 때 그가 독자적으로 행동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C 스카우터가 심판을 매수해서 무슨 이득을 보겠는가? 그가 불법 도박을 위해 매수를 했다고 가정한다면 그 액수가 지나치게 작아 보인다. 그정도 금액에 심판을 매수하고 개별 경기를 조작해서 불법 도박을 통해 이득을 볼 수 있다면 K리그는 사설 스포츠 도박의 꽃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뜻이나 마찬가지다. 따라서 이는 한 개인의 힘이 아니라 구단이 뒤에 있기에 가능한 매수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번 전북의 공식 입장을 보면서 지난 경남 FC때의 공식 입장문과 비슷함을 느꼈다. 경남이 어떻게 되었는 지는 모두가 알 것이다.


(K리그 연맹 규정집을 통해 확인한 징계 수위- K리그 연맹)




 이러한 상황에서 팬들이 이 사건에 대해 징계 수위가 어느 정도가 될지 가장 집중하고 있다. 일단 이 사건은 경남 FC때와 같은 상황으로 볼 수 있다. K리그 연맹의 규정에서 이번 사건에 해당하는 조항을 찾은 결과 위 사진과 같다. 전북 구단이 C 스카우터 개인의 일탈로 보고 있지만 그는 클럽의 직원에 해당하기에 전북 구단은 최대 제명이 가능한 상황이다. 경남 FC의 경우 7천 만원의 제재금과 승점 10점이 감점되어 이번 시즌을 시작했다. 당시보다 규정이 강화되었고 경남의 경우 현재 2부리그까지 승강제가 이루어지는 현실이라 강등은 되지 않았지만 전북의 경우 K리그 클래식 소속이기에 하부리그 강등이 가능한 상황이다. 그렇기에 많은 축구 팬들이 이탈리아 사상 최대의 승부조작으로 유명한 '칼치오폴리' 사례에서 유벤투스가 하부리그 강등을 당했듯이 전북의 하부리그 강등과 승점 감점을 원하고 있다. 전북의 심판 매수가 사실로 밝혀진다면 징계 수위는 역대 최대가 되어야 한다.


K리그를 위해 최고 수위의 징계가 필요하다.


 승부조작 사태와 지난 경남FC의 심판 매수가 밝혀지면서 K리그는 조작리그의 오명과 함께 팬들의 신뢰를 잃었고 그 신뢰를 찾기 위해 수년이 지났다. 그런 상황에서 리그 챔피언의 심판 매수 정황이 밝혀지면서 그 수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어가고 있다. 이미 인터넷 댓글을 보면 조롱이 넘친다. 야구와 달리 축구는 약물에 대한 징계가 강해서 심판을 매수하고 승부조작을 한다는 댓글을 다는 이도 있다. K리그를 지지하는 팬들은 조작 리그라는 오명을 지켜볼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K리그가 최소한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는 전북 구단에게 최대 수위의 징계로 본보기를 보여야 한다.


 만약 징계가 제재금과 승점 감점으로 끝나고 각 '개인'들의 처벌로만 끝난다면 다시 K리그라는 꽃피우기 위해 노력한 모든 이들에게 배신하는 결과가 될 것이다. 그리고 팬들은 조작을 하더라도 돈으로 해결한다는 의혹을 가지게 되고 K리그를 포기할 지 모른다. 전북이라는 구단은 현대라는 한국 축구의 상징적인 기업이 운영하기에 징계 수위가 낮게 된다면 좋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가 적을 것이고 이에 대한 뒷말이 끊임없이 나올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번 사건이 더욱 안타까운 것은 K리그 각 구단들이 투자를 줄이고 있는 현실에서 이 사건으로 인해 K리그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더 줄어들 것 같은 예감이 들기 때문이다. 이미 2차례나 밝혀 싹이 죽은 줄 알았던 우리의 K리그는 잡초처럼 살아나고 있었다. 이번 사건으로 K리그가 뿌리채 뽑힐지, 잡초처럼 다시 버틸 수 있을지 지켜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