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축구/▶ 칼럼

- [ 칼럼 ] 수원의 부활이 곧 K리그 흥행의 길이다.


 44경기 20승 13무 11패 리그 4위. 수원 삼성 블루윙즈의 2012 현대오일뱅크 K리그 시즌 성적이다. AFC 챔피언스리그 티켓이 주어지는 리그 3위에 들지 못했으나 3위를 기록한 포항 스틸러스가 FA컵 우승을 통해 이미 출전권을 획득한 상황이라 어부지리로 AFC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획득했다.


 

                       ( AFC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확정짓는 경기 후 모습, 스포츠조선)



 수원에게 이번 시즌 긍정적인 이야기는 그것이 전부다. 축구 수도 수원 팬들은 참으로 자존심 상하는 시즌이었다. 라이벌로 인정안하지만 자타공인 K리그 최고의 더비인 슈퍼매치의 상대 주인공 FC 서울이 우승을 차지했고, 그 서울과의 승점차가 무려 23점이나 났다. 그나마 서울에게 지지 않았다는 것으로 위안 삼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평균 관중도 서울에게 밀리고 수원의 축구는 '거칠고 선이 굵은 축구를 한다', ' 피지컬 좋은 라돈치치와 스테보에게 뻥뻥 차는 뻥축구만 한다' 라는 오명을 쓰게 되었다.


 

                  (지난 2년을 무관으로 보내고 자진 사퇴를 한 윤성효 감독, 스포츠 동아)



 이러한 아쉬운 시즌을 보낸 수원의 수장 윤성효 감독이 6개월 남은 계약기간을 뒤로 한채 자진 사퇴를 발표했다. 그리고 후임 감독으로 수석 코치였던 서정원이 수원의 감독으로 승격했다. 계약기간은 3년으로 요즘 추세를 보면 파격적인 계약을 하게 되었다. (최근 다른 감독들의 계약은 1+1 또는 2+1의 계약이 많다) 서정원 감독은 어제(13일) 있었던 기자회견에서 '빠른 템포의 공격축구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전임 감독인 윤성효 감독의 2012년 K리그 출사표를 보면 '수비 축구의 오명을 씻겠다', '올 시즌엔 승리 못지 않게 알찬 경기를 선보이고 싶다. 수원다운 경기가 어떤 것인지, 수원 축구의 완성본을 보여주겠다.' 라고 말했었지만 이번 시즌 경기가 수원 축구의 완성본이었다면 참으로 암울하다. 결과적으로 승리 못지 않은 알찬 경기도 없었고 결국엔 사퇴에 이르른 윤성효 감독을 뒤로하고, 서정원 신임 감독이 말한 빠른 템포의 공격 축구를 꼭 이루었으면 한다.


 

                           (수원 삼성 블루윙즈의 제 4대 감독 서정원, SEO)


 세계 축구의 트렌드는 티키타카(tikitaka)다. 즉 바르셀로나와 스페인 대표팀의 성공이 보여준 아기자기하고 짜임새 있는 패스플레이, 높은 점유율과 높은 패스 성공률을 이용한 공격적인 축구다. 거기에 보는 사람에게 재미도 주는 축구다. 수원이 빠른 템포의 공격 축구를 구사하겠다고 하니 티키타카식일 가능성이 높다. 그런 시스템을 수원에 잘 정착 시킨다면 수원이 다시금 K리그의 흥행을 주도하는 선진 구단이 될 가능성이 크다. 경기력이 뛰어나고 재밌다면 팬들은 자연스럽게 늘어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서울에게 빼앗긴 최고 인기 구단의 명예도 되찾을 수 있게 된다.


 축구 스타일 외에도 서정원 감독의 계획에 흥미 있는 내용이 더 있다. 바로 유소년 팀에서 올라온 선수를 많이 기용할 것이라는 건데, 이는 구단의 미래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수원은 사실 선수를 키우는 구단이기 보다는 사오는 구단의 이미지가 크다. 그래서 서정원 감독의 계획이 성공한다면 수원은 좋은 선수 한 명 영입할 자금을 아끼게 되는 것이다. 거기에 구단 프랜차이즈 스타로도 키울 수 있게 될테니 이렇게만 된다면 팬들이 늘지 않으면 이상할 것이다. 포항처럼 되기에는 무리가 있겠지만, 매 시즌 한 명이라도 나온다면 대박이라고 본다.


 요즘들어 K리그에 장수하는 감독이 얼마 없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나 수원의 레전드인 서정원 감독은 길었으면 좋겠다. 그가 원하는 계획되로 팬들이 좋아할 빠른 템포의 공격축구를 할 수 있었으면 한다. 지난 2년간의 무관을 뒤로하고 내년 시즌 좋은 모습을 보여줘서 실망한 팬들에게 큰 기쁨을 선사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