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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구/▶ 칼럼

- [ 2012 런던 올림픽] 오늘 영국전 주인공은 박종우다

12.08.05 03:30 영국 vs 대한민국 카디프,밀레니엄 스타디움 



 기쁘다. 마지막 기성용의 슛이 들어간 순간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감격적인 승리였다. 올림픽 사상 첫 4강 진출이자 축구 종주국 영국을 그들의 홈에서 7만 5천여 홈 팬들 앞에서 무찌른 이 날의 경기를 보며 난 박종우를 MOM (MAN OF THE MATCH)로 뽑았다.


 

 ( 부산 아이파크 소속 박종우, 출처 스포츠조선)


 왜 박종우가 MOM인지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이 있을 것 같다. 이날 골을 기록한 지동원과 공수에서 완벽한 활약을 펼친 기성용도 있고 마지막 PK를 막은 이범영도 있으니 박종우를 MOM이라 뽑은 내 의견에 의문을 가질만 하다.


 
 (이 날 선제골을 기록한 지동원 선수의 선제골 장면)

 박종우 선수는 기성용과 함께 수비형 미드필더(더블 볼란치, Double Volante)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자세히 살펴보자면 박종우가 기성용보다 더 수비적으로 활약하고, 기성용이 박종우보다 앞 쪽에서 플레이하여 좀 더 공격에도 가담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공수 조절을 하게 된다. 그러므로 기성용이 전진하여 공격할 수 있던 이유 중 하나가 박종우가 그 뒤에서 완벽하게 컨트롤 했기 때문이다. 특히 오늘 우리는 필드골을 허용 하지 않을 정도로 완벽에 가까운 수비(물론 2개의 PK는 수비미스다.)를 보여주며 경기를 승부차기까지 이끌었다. 김창수가 전반 초반에 부상으로 빠져서 수비에 불안 요소가 생겼지만 박종우가 완벽히 수비라인을 잘 이끈 결과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었다.


 만약 박종우가 없는 대표팀 경기를 생각한다면 암울한 결과가 떠오를지 모른다. 박종우가 없다는 가정하에 기성용의 전방으로 움직임은 오히려 중원의 빈틈을 유발하거나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었을지 모른다. 오늘 경기는 박종우의 장점인 정확하고 간결한 패스와 완벽한 수비력이 돋보인 경기다.


 그리고 오늘 박종우의 플레이는 평소보다 더 큰 자신감이 느껴졌다. 7만 5천명의 홈 팬들 앞에서 주눅들지 않고 자신의 플레이를 평소 기량보다 더 크게 보여줬다. 그 증거로 승부차기 키커로 나와서 가슴이 뻥 뚫릴 정도의 멋진 슈팅으로 영국 골키퍼 잭 버틀랜드에게 좌절감을 느끼게 해주었다.

 

 

 
 (영국과 한국의 승부차기 장면)

 오늘 박종우는 영국의 톰 클레버리와 조 앨런의 중원을 기성용과 함께 무너 뜨렸다고 본다. 우리의 이 젊은 두 미드필더가 프리미어리그의 특급 유망주들보다 더 뛰어났다고 자부할 수 있다.

 부상당한 김창수 선수가 큰 부상이 아니였으면 한다. 이번 올림픽에선 부산의 공수 핵심 선수 3명의 활약이 돋보이는데, 금메달을 획득하고 소속팀으로 복귀하여 K리그 흥행에 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다음 경기인 브라질과의 4강전에서도 오늘과 같이 굴하지않고 자기 실력을 보여줬으면 한다. 대한민국의 금메달을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