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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구/▶ 칼럼

현대家 지배하는 K리그 클래식

 2014 현대 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이 오늘 (수요일) 경기까지 4R가 지났다. 브라질 월드컵으로 인해 일정이 빡빡해 각 구단들의 체력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리그를 지배하는 팀들에 공통적인 특징이 보인다. 그것은 바로 "현대"다. 리그의 스폰서 타이틀을 맡아준지 어느덧 4년차다. 이렇게 고마운 스폰서가 어디 있으랴? 리그 스폰서도 스폰서지만 현재 당초 1강 체제를 유지할 것이라는 예상과 다르게 양강 체제를 이루고 있는 울산 현대 호랑이와 전북 현대 모터스가 있다. 이 두팀으로 끝나는 이야기였다면 쓰지도 않았다. 마지막은 다크호스로 떠오른 부산 아이파크다.


 

(하루에 한 번은 찬양하자, 현대오일뱅크 만세)


 먼저 선두를 달리고 있는 울산 현대 호랑이를 소개하겠다. 지난 시즌 극적으로 터진 포항의 골로 역전 우승을 내줬던 울산. 그로 인해 김호곤 감독이 자진 사퇴를 하게 됐고 후임 감독으로 미포 조선을 이끌던 조민국 감독이 부임하게 됐다. 사실 그로 인해 많은 이들이 걱정했고 거기에 약간의 선수 유출까지 있어서 우승을 예측하는 이는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이러한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아직 시즌 초반에다가 경기력이 작년에 비하면 아직 부족하지만 현재 리그와 AFC 챔피언스리그에서의 모습은 리그 최강이라 붙여도 아깝지 않다.


 

(용병보다 용병같은 김신욱의 모습, 사진 출처- 연합뉴스)


 데얀이 떠나고 리그 최고의 스트라이커는 아마 김신욱과 이동국일 것이다. 그 중 한 명 울산의 김신욱이 리그를 지배하고 있다. 매 경기 골을 넣고 있으며 작년에 아쉽게 놓친 득점왕과 올 여름 브라질 월드컵 티켓에 차근차근 다가가고 있다. 수비에서는 김승규의 슈퍼세이브가 연일 계속되고 있고 철퇴의 핵심이 되는 수비는 여전히 탄탄하다.


 이런 완벽해 보이는 울산에도 약점은 존재한다. 첫번째는 작년까지 김호곤 감독하에서 유지 되던 철퇴축구와 조민국 감독이 추구하는 패스축구가 경기 내에서 혼선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일명 '철퇴타카'라고 불리는 현재의 모습은 사실 어정쩡한 모습이다. 패스 축구를 하는 듯 하지만 결국엔 철퇴가 먹여 살리고 있다. 개인적으로 모든 팀이 패스 축구를 추구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에 너무 무리하게 팀컬러를 바꾸는 것이 그리 좋게 보이진 않는다.

 

 두번째는 전통적으로 울산의 최대 강점이었던 중앙 미드필더가 올해는 제일 약점으로 보인다. 이 글을 미리 적어두고 오늘(26일 수) 업로드 하는 건데 마쓰다가 일본으로 임대 이적했다! 작년 미드필더 라인의 핵심이었던 마쓰다가 조민국 감독 하에서 적응을 못한 모습을 보여주고 몇 경기 기용 되지도 못했는데 결국 임대 이적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어찌되었건 마쓰다를 제외하고도 작년에 마쓰다와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김성환 마저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수원에서 임대로 데려온 백지훈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미포조선에서 데려 온 김선민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기존 울산의 중원의 클라스를 생각하면 아직 부족하다. 


 세번째는 외국인 선수다. 마쓰다는 떠났고, 최전방에 3명의 공격수가 남는다. 기사에 따르면 까이끼는 훈련 불성실로 인해 조민국 감독에게 혼났다고 하고 알미르는 소식도 없다. 하피냐가 최근 골을 넣으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서 다행이지 하피냐까지 잠수탔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한 상황이었을 것이다. 


 반대로 말하면 시간이 지나 자리를 잡으면 지금 현재보다 더욱 강해진다는 뜻이기에 울산 현대의 이번 시즌은 정말 기대된다.


 다음은 겨울 이적시장을 가장 바쁘게 보낸 전북 현대 모터스다. 봉동 이장님이 국가대표 감독에서 전북으로 돌아와 시즌을 같이 시작하는 첫 시즌이다. 그래서 많은 전북 팬들은 물론 전문가들도 전북 1강을 주장했다. 근거도 충분하다. 폭풍 영입을 통한 더블 스쿼드. 그리고 돌아온 최강희 감독. 이거면 충분하지 않나?


 

(믿습니까? - 사진 출처 - 이데일리)


 시즌 초반이지만 이제는 전북 1강을 주장하기 어려워 보인다.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줄거라 예상했지만 개막전인 부산과의 3:0 승리와 AFC 챔피언스리그 요코와마 전을 제외하면 압도보단 아슬아슬한 모습을 보여줬다. 


 지금까지의 약점을 본다면 시즌 첫 패를 안긴 광저우 전을 보면 자세히 확실하게 알 수가 있다. 경기 중 정인환의 골이 무효처리 되는 말도 안 되는 오심이 있었지만 실점 장면을 보면 전북이 수비가 약점이라는 것이 명확해진다. 매년 닥공에 묻혀 수비 불안이 가려지곤 했지만 광저우 전에서 박원재가 있던 왼쪽 측면이 너무 쉽게 계속적으로 뚫리고 전반에 먹힌 2골은 같은 골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두번째는 선수 개개인의 능력에 너무 의존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아직 조직력이 갖춰지지 않아서인지 몰라도 최근 경기에서 팀플레이를 통해 만들어 내는 골보다는 개인의 능력에 의존한 골이 더 많았다. 그리고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 너무 이동국을 향한 롱패스가 심해지는 경향도 보인다. 솔직히 현재 전북에서 이승기 혼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선수 개개인의 능력이 뛰어나지만 그들이 풀리지 않는 날에는 결과물을 만들지 못하기에 빠른 시일내에 조직력을 끌어 올려야 된다.



(승리의 초록 독수리 에닝요, 사진 출처- Osen)


 마지막은 용병 선수들의 능력 저하다. 레오나르도는 여전히 날카롭고 위협적이다. 하지만 에닝요와 루이스 그리고 케빈이 있었던 시절과 지금의 용병을 비교하면 초라하다. 방금 언급한 리그 정상급 선수들이 떠나고 들어온 선수는 마르코스와 카이오다. 그들의 활약 소식을 들어 본 적이 있나? 아니면 후반에 교체로 들어와서 그들이 활약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나? 아쉽게도 여러분도 못 봤고 나도 보질 못 했다. 전북이 현재 꺾인 기세를 살리기 위해서는 이들의 활약이 필수적이다.


 리그를 지배하는 현대 이야기를 하면서 전북에 대해 부정적인 이야기만 썼는데 이는 필자가 전북에 대한 기대치가 커서 실망감도 컸기 때문이다. 선수층이 두껍다는 것은 여러 대회를 나가는 전북에게는 큰 플러스 요인이 되고, 리그 후반에 갈수록 두꺼운 스쿼드는 빛을 보일 것이다. 그리고 선수 개개인에게 의존하면서도 승리를 쌓고 있는데 조직력까지 완벽해진다면 상상만해도 최고의 팀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울산과의 양강 체제가 리그 후반기까지 지속되리라 생각된다.



(세제믿윤!, 성효부적! - 사진출처-일간스포츠)


 마지막으로 소개할 팀은 부산 아이파크다. '세제믿윤', '윤성효부적' 등등 K리그에 스토리를 만들어주는 스타(?)감독 윤성효 감독의 지도력이 빛나는 팀이다. 개인적으로 안익수 감독이 떠나고 윤성효 감독이 부산 감독으로 부임할 때만 해도 부정적이었으나 상위 스플릿 진출에 성공하고 지난 시즌 포항의 극적 우승의 시나리오 발판을 만들어 주는 등 존재감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 부산이 올해에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부산의 개막 3연전을 보면 연맹의 잔인함이 보인다. 개막전인 전북 원정을 시작으로 포항(홈), 서울(원정)이라는 잔인한 경기 일정이 잡혀 있었다. 하지만 개막전 완패 이후 포항과 서울이라는 검빨 군단들을 물리치며 2연승으로 초반 승점을 잘 쌓아나가고 있다. 이러한 원동력에 무엇이 있을까?


 3라운드 최고의 장면은 당연 이범영의 선방쇼라 할 수 있을 것이다. 2번의 PK를 막아내는 말도 안 되는 활약을 보여주며 3라운드 MVP에 뽑혔다. 수비는 아직 불안한 모습이지만 어쨋든 이범영의 활약으로 팀은 상승세를 달리고 있다. 


 그리고 연승의 원동력에는 바로 양동현이 있다. 흔히 '3동현'으로 불리는 ㅇ동현 중 양동현이 이번 시즌 가장 핫하다. 지난 시즌 빈곤한 득점력이 문제였던 부산이 양동현의 활약으로 2연승을 달리고 있다. 포항 전에서 1골 1도움이라는 활약과 서울과의 원정 경기에서는 결승골을 넣으며 서울 원정 징크스도 깨고 자신의 공약을 지키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전통적인 현대 명가 울산과 전북. 그리고 다크호스로 떠오른 부산까지. 현대 오일뱅크가 후원하는 K리그 클래식을 현대 그룹 형제들이 지배하고 있다. 이런 현대 파워가 계속 될지 눈여겨 보는 것도 리그를 즐기는 방법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ps. 이런 글 써서 부정탔나 봅니다 필자는 한강물이 차가운지 보러갑니다 

ps2. 포스코가 현대를 다 잡아버렸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