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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구/▶ 칼럼

1102일만의 승리보다 값진 수호신의 '5분간의 침묵'


 많은 일이 있던 21R다. 임상협이 해트트릭을 하고, 국가대표 공격수 김동섭이 2경기 연속골을 넣고, 전북의 닥공이 살아나고 포항이 다시 1위가 되었다. 하지만 이 모든 이야기보다 가장 큰 뉴스는 3년만에 슈퍼매치에서 수원을 이긴 서울이 아닐까? 사실 필자는 수원의 이번 이적시장 행보를 보고 이번 시즌은 이제 힘들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터라 서울의 승리가 그리 놀랍지는 않았다. 그래도 3년만의 승리를 가져간 점을 크게 축하하는 바이다. 


 개인적으로 놓치고 갈 뻔한 한 가지 이야기가 더 있다. 어느 한 언론사에서만 딱 하나의 기사를 냈을 뿐 나머지 모두는 3년만의 승리한 서울의 이야기만 기사로 쏟아냈다. 내가 우연히 발견한 그 기사의 내용은 슈퍼매치에서 수호신이 5분간 서포팅을 하지 않았다는 기사였다. 피파가 선정한 세계 7대 더비로 아시아 최대의 더비인 슈퍼매치에서 그것도 K리그 양대 서포터 그룹을 보유한 팀 간의 대결에서 서울의 서포터가 5분간 침묵을 하다니 흥미로운 내용이었다.


 

(사진 출처 F&)


 그것은 바로 A매치가 있기 전까지 축구계의 큰 이슈였던, 범죄자들의 복귀. 즉 승부조작에 연류 된 더러운 범죄자들의 복귀를 허락해준 연맹에 대해 비판하며 걸개를 들고 항의의 의미에서 5분간 침묵으로 대했던 것이다. 어떻게 승부조작을 한 범죄자들에 대한 복귀 루머가 퍼지고 구체적인 팀까지 언급되는 일이 생기게 되었을까? 이러한 일을 자초한 연맹이 한탄스럽다.


 서울이 이렇게 큰 경기에서 이러한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이 정말로 멋있다고 본다. 이 침묵과 걸개와 K리그 팬들의 마음이 연맹과 범죄자들에게 전해졌으면 좋겠다. 


 내년에 그 범죄자들이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고 하는데 사회 봉사를 하셨다면 봉사하면서 느낀 것이 있으실거라고 믿는다. 양심이 없어서 그런 짓을 하셨겠지만 최소한의 양심과 당신들이 남긴 죄악을 씻기 위해 그라운드를 열심히 뛰고 있는 선후배를 위해서라도 복귀하지 말았으면 한다. 복귀하고 싶다면 어느 유명 프로게이머 마모씨처럼 아프리카가서 먹방이나 하시길 바란다.


 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K리그 모든 구단들이 "우리들은 범죄자들을 영입하지 않겠습니다"라고 말해줬으면 한다. 지금까지 몇 구단 공식적으로 말했지만 아직도 팬들이 발표해주길 바라는데 묵묵부답하고 있는 구단들이 있다. 단기간의 성적을 위해서 겨우 다시 쌓은 신뢰를 버릴 것인가? 끝까지 믿고 지켜준 팬들에게 다시 배신하려는 것인가? 팬들이 더 걱정하기전에 빠른 시일에 발표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