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공허한 십자가
저자 : 히가시노 게이고
번역 : 이선희
페이지 : 390쪽
정가 : 13,800원
장르 : 미스터리
출판사 : 자음과 모음
출간일 : 2014.09.15
-
최근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이 사회문제를 많이 담고 있는 것 같다. 이 책 공허한 십자가는 사형제도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나카하라와 사요코에게 일어난 비극과 그 이후를 보면 사형제도에 찬성하는 입장이 이해가 된다. 하지만 그들의 딸을 살해한 범인을 변호했던 히라이와 극후반 하나에가 자신의 남편에 속죄하고 있음을 언급하는 장면은 사형제도의 모순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준다. 이 책을 읽고 어떤 대답을 해도 정답은 없다. 저자인 히가시노 게이고도 정답을 말하진 않는다. 개인적으로 히가시노 게이고는 나카하라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언급했다고 본다. (하나에의 말을 듣고 후미야에게 자신의 생각을 전하는 부분) 그리고 이 책은 우리에게 묻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어떠한 지를.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 대한민국에도 사형제도가 존재한다. 하지만 1997년 이후 사형 집행은 지금까지 없었다. 그리고 지금도 이에대한 찬반 대립이 계속되고 있다. 가장 최근 우리 사회에 사형제도에 대한 이슈가 떠오르는 것은 세월호 참사의 주범인 이준석 선장이 사형선고를 받으면서 였다. 더 전으로 가면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 시절 사형제도가 존속되야 한다고 언급했을 때 였을 것이다. 그리고 국내 문학에서 사형제도를 언급한 작품으로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도 존재한다. 이처럼 우리 사회는 사형제도에 대한 끊없는 관심과 논쟁이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살아가는 입장에서 이 책을 읽으니 사형 집행을 하고 있는 일본에 얼마나 많은 고민이 있는 지가 느껴진다.
사형제도에 대한 생각을 하기 앞서 먼저 일본과 우리나라의 차이부터 생각해야 한다. 이 책은 사형제도에 대한 찬반만이 존재하지만 우리는 거기에 사형을 집행해야 하는 지도 포함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사형제도는 물론이고 사형 집행이 필요하다 생각한다. 사지만 작 중 인물인 사요코처럼 극단적인 입장은 아니다. 사형을 통해 유족들이 위로 받을 수는 없겠지만 자신들이 사랑하는 사람을 살해한 살인자가 살아 있다는 사실은 유족들이 십자가를 등에 지고 살아가게 하는 것이 아닐까? 죄를 짊어지고 살아가는 것이 살인자가 아니라 피해자인 유족이라는 문장은 가슴 속에 와닿았다. 그렇지만 사형이 그 십자가를 내려주지 않고 공허함만을 남긴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그럼에도 사회적으로 봤을 때는 사형제도가 필요하다고 본다.
책을 읽다 문득 유족들이 가해자에게 정말 속죄를 원할까에 대한 생각을 했었다. 그저 사형이라는 제도를 통해 그 살인자를 세상에서 지우고 싶은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을 했었지만 얼마 전 어느 백인 우월주의자가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 찰스턴의 유서 깊은 흑인 교회에서 총을 쏘아 9명을 살한 사건이 있었다. 그런데 그 피해자의 유족들이 그를 용서한다는 내용이 뉴스를 보았다. 개인적으로 정말 놀라웠다. 그들의 자비로운 용서는 나에게 이러한 생각을 지우게 만들었다. 내가 그 유족이었다면 그들과 같은 선택을 하기는 어려울 것 같기에 그들이 존경스럽다.
'▷ Book > ▶ 추리/미스터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밀실살인게임 마니악스, 우타노 쇼고 (0) | 2015.06.12 |
---|---|
창공시우, 아야사키 슌 (0) | 2015.06.10 |
밀실살인게임 2.0, 우타노 쇼고 (0) | 2015.05.28 |
밀실살인게임 왕수비차잡기, 우타노 쇼고 (0) | 2015.05.24 |
사자가 사는 거리, 히가시가와 도쿠야 (0) | 2015.04.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