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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ook/▶ 추리/미스터리

밀실살인게임 왕수비차잡기, 우타노 쇼고



 

 언젠가 '우타노 쇼고'라는 작가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 당시 그의 소설이 얼마나 재미있는 지에 대한 이야기였던 걸로 기억한다. 하지만 당시 나는 대량으로 구입했던 책들을 읽느라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잊고 지냈다. 그러다 평소처럼 제목에 이끌려 책을 꺼내고 이 작가의 이름을 보고 예전 '우타노 쇼고'에 대한 칭찬들이 떠올랐다. 그 떠오른 기억과 표지의 익숙함이 이 책을 읽게 만들었다. (이 시리즈의 표지들은 모두 비틀즈 앨범의 패러디다. 참고로 이 책은 Abbey Road의 패러디)


 추리 소설을 보면서 범인이 정해져있다면 재미가 반감 될까? 전에도 범인이 주어진 소설을 몇 차례 본 적이 있지만 이 소설만큼 재밌게 전개되는 것은 아마 없던 것 같다. 이 소설에서 보여주는 잔혹한(사회적으로) 추리 게임은 참으로 신선하다. 탐정놀이를 즐기는 5명의 등장인물은 각자의 닉네임부터 개성이 넘친다. 이들은 탐정을 추구하고 있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은 모두 범인(살인자)이다.


 5명의 등장인물이 화상채팅을 통해 서로가 추리 문제를 내고 맞춘다. 그런데 일반적인 추리 문제가 아니다. 문제 출제자가 문제를 위해 직접 살인을 저지른다. 범인이 바로 문제 출제자기 때문에 범인을 맞추는 것이 아닌 범행에 사용 된 트릭을 맞춘다. 


 책을 읽으면서 각 등장인물들의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다. 개성이 넘치고 각 캐릭터에 맞는 문제 출제는 물론이고 문제 풀이에도 그 캐릭터성이 물씬 품긴다. 그런 캐릭터들의 본 모습을 상상하는 재미가 이 책의 첫 번째 즐거움이었다. 그리고 이들과 함께 추리 게임을 한다는 생각으로 나름대로 머리를 쥐어짜가며 읽는 재미가 두 번째였다. 처음에 보여준 aXe의 문제를 맞췄을 때의 쾌감은 장난이 아니었다. 마지막으로 책의 말미에 주인공 두광인의 문제는 생각지도 못한 반전을 주어 최고의 재미를 느끼게 해줬다. 


 문제 하나에 에피소드 하나기 때문에 단편 소설을 보는 기분으로 읽을 수 있어서 끊어 읽기가 편했다. 그리고 문체도 가볍고 흥미로운 발상의 문제들이 나오기 때문에 읽기 시작하면 시간 지나는 지도 모르고 푹 빠지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소설의 마지막은 열린 결말로 끝이나기 때문에 밀실살인게임 2.0(후속작)이 내 수중에 없다는 사실이 고통스럽다. 빨리 책을 구해서 이들의 진정한 결말이 어떻게 되는 지 확인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