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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티나 데이터, 히가시노 게이고




 '플래티나 데이터' 이 소설의 제목이지만 좀처럼 무슨 의미인지 알려주지 않는다. 그 단어가 등장했을때는 소설의 진행이 중반에 지났을 때다. 그리고 그 의미는 소설 막바지에서 나타난다.


 국민들의 정보를 수집하고 그 정보를 통해 범죄 발생시 언제든지 즉각적으로 범죄자를 찾아낼 수 있는 시스템이 등장한다. 그것을 '편리하고 안전한 사회 구축' 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그것은 권력자들이 자신들을 더 쉽게 보호하기 위한 수단이며 사회적 신분이 낮은 일반 국민을 쉽게 지배하려는 장치였다. DNA 수사 시스템에 들어가지 않는 데이터. 즉 '플래티나 데이터'를 보고 DNA 수사 시스템이 계급제도를 강화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과 시가 소장의 "어느 세상이건 신분이 존재해. 인간이 평등한 사회는 있을 수 없어"라는 말로 과학의 진보도 결국 불평등한 사회를 벗어나지 않음을 보여준다.


 표지에 적힌 히가시노 게이고의 말과 이번 소설은 그리 어울리지 않는다. 블록버스터급의 시작을 보여주지만 가면 갈수록 평범한 소설로 변한다.(소설 초반을 보면 빅브라더를 떠올리게 하지만 가구라의 이중인격이 어떻게 변해가는지가소설의 중심 내용이다.) NF13의 진짜 범죄자는 솔직히 예상치 못한 범인이어야 하지만 워낙 등장 인물이 적다보니 쉽게 예상이 가능했다. 그래서 이 작품을 평범한 그의 소설 중 하나였다고 본다.


  역자 후기를 보고 내가 놓치고 간 부분들을 많이 깨달았다. 같은 소설을 봤는데 나는 전혀 그것을 생각하지 않았다는 점이 너무 가볍게 읽었나 생각을 하게 됐다. 이 책을 읽으려고 하는 이가 있다면 소설을 다 읽고 꼭 역자 후기도 놓치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