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축구인의 축제 AFC 챔피언스리그 (이하 ACL)의 2주차 일정이 지났다. 올해도 어김없이 중국 팀의 비매너(이번에도 베이징이었다)가 있다는 점에서 예년과 같은 느낌을 받을 지 모르지만 결과를 보면 조금 다르다. 동아시아의 판세가 중국과 한국의 양강으로 완전히 변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광저우 헝다의 엄청난 등장으로 인해 중국의 강세가 이어지는 느낌이었지만 사실 광저우 헝다를 제외하면 수준이 높지 않아 K리그의 강세가 약해지기는 했지만 이어지는 추세였다. 그리고 그 뒤로는 최근 영 좋지 않은 경기를 펼치지만 그래도 아시아 최강인 일본(대표팀)의 프로리그인 J리그가 동아시아에서 최강은 아니어도 그 뒤를 따라가고 있었는 데 올해는 한국과 중국 그리고 부리람 Utd(태국)의 강세와 J리그의 몰락이 보이고 있다.
(어제(3월 4일)있었던 서울과 가시마의 경기 - 사진출처- 인터풋볼)
2경기 밖에 치루지 않았지만 현재 J리그의 성적은 1승 1무 5패다. 여기서 1승이 가시와가 베트남의 빈즈엉을 상대로 거둔 승리이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고 보고 동아시아 강자들과의 경기에서 사실상 1무 5패로 최악의 성적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다. 어제 있었던 FC 서울과 가시마 앤틀러스의 경기에서도 김진규의 골에 힘입은 서울의 승리를 보여주며 4일 있던 ACL에서 J리그는 2패를 기록했다.(우라와는 홈에서 호주의 브리즈번 로어에게 졌다) 가시마의 세레소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경기력은 자신들이 낫다고 언급하고 감바 오사카를 언급하면서 그들도 경기력이 더욱 뛰어났다고 말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J리그 팀들이 질 때마다 이런 인터뷰를 연례행사처럼 계속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무리 패스를 잘한다고 소문나면 뭐하나 축구는 골을 넣어야 하는 스포츠다.
(우사미曰"그 정도 팀에게 지다니 한심하다" - 출처 야후 재팬)
성남 FC가 감바 오사카를 상대로 거둔 승리는 K리그와 J리그 모두에게 주는 충격이었다. 물론 우리에겐 긍정적인 의미로 쓰이지만 J리그에서는 완전 다르다. 지난 시즌 디펜딩 챔피언이자 올해 슈퍼컵까지 우승을 차지해 4관왕을 기록한 현 J리그 최강팀 감바 오사카가 지난 시즌 K리그 9위 팀에게 2:0 완패를 차지 했기 때문이다. 경기 내용을 떠나서 감바 오사카 선수들의 인터뷰를 보면 현재 J리그의 모습이 보인다. 먼저 한국 선수인 오재석의 경우 가시와를 언급하면서 우리도 버스를 세워야 했다고 말했는데 J리그 4관왕 팀이 한국 중 하위권 팀을 상대하면서 이런 말을 했다는 점이 현재 J리그의 모습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모든 선수가 저런 반응을 보인 것은 아니다. 팀의 핵심 선수인 우사미의 경우 "그 정도 팀에게 지다니, 한심하다"라고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물론 4관왕을 한 자신의 팀이 중하위권 팀에게 져서 자괴감이 섞인 말일지 모르나 성남을 무시하고 한국에 와서 지고 가서 분한 느낌이 더 크다.
2주 동안 보여준 J리그의 성적은 아기자기한 그들의 축구가 아시아에서 전혀 통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는 모습이다. J리그 특유의 아기자기한 패스 플레이도 이번 시즌 ACL에서 정확도가 많이 떨어진 모습이고 J리그 팀을 상대하는 팀들이 모두 전방 압박을 강하게 나와서 그 플레이도 나오지 않아 상대에게 쉽게 경기를 내주는 모습을 계속 보여주고 있다. J리그에서 중소 구단인 사간 토스의 돌풍을 생각했을 때 그것을 심각하게 고민했어야 했다. 강한 압박과 몸싸움을 보여주는 사간 토스의 경기는 그런 플레이에 익숙하지 않았던 다른 J리그 팀들에게 충격을 가져오며 사간 토스는 상위권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하지만 J리그는 그러한 경험도 도움이 되지 않았는지 ACL에서 똑같이 당하고 있다.
올 시즌 J리그 팀에게는 ACL 출전권 티켓을 사수하기 위한 시즌이기도 하다. 그래서 J리그 사무국은 출전 팀들에게 승리수당을 포함한 각종 혜택을 늘리며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는데 그것이 아직까지는 성적으로 이어지고 있지는 않다. 이런 모습이 계속 이어진다면 ACL 티켓 재분배를 통해 중국과 일본의 상황이 바뀔 지 모른다.
J리그가 엄청난 고전을 하고 있는 현재 중국 슈퍼리그의 모습은 정반대다. 수원을 상대로 베이징 궈안의 찝찝한 승리가 있기는 했으나 중국 팀의 현재 성적은 6승 2패로 엄청나게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다. 이는 한국의
4승 1무 3패를 넘은 동아시아 최고의 성적이다.
광저우 헝다는 여전히 강력한 모습을 보이며 2승으로 조 1위를 달리고 있고 이변이 없는 한 그 순위가 유지 될 것으로 보인다. 수원을 상대로 더러운 승리를 차지한 베이징 궈안도 2승으로 조 1위를 기록하고 있어 향후 상위 라운드 진출에 유리한 자리를 차지했다. 광저우 부리의 경우 부리람 Utd에게 패배하여 그룹 F를 혼돈으로 빠뜨렸다. 부리람이 향후에도 지금처럼 계속 승리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기 때문에 F조의 향후 모든 대진이 빅 매치로 다가 올 것으로 보여 흥미롭게 지켜 볼 만하다. 마지막으로 작년 포항에게 비매너짓을 하고 올해는 전북에게 떡잔디를 선사했다가 전북에게 4골을 선사받은 산둥 루넝이다. ACL에 참가 중인 중국 팀 가운데 가장 약체인 산둥 루넝이기에 2위 싸움을 노려야 하는 상황인데 현재 전력을 보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사실 광저우 헝다의 압도적인 전력에 가려져 다른 중국 팀들의 저평가 받고 있는 상황인데 올 시즌 행보는 굉장히 좋은 모습이다. 만약 조별 라운드가 끝나는 지점에서 지금의 모습을 어느정도 유지한다면 앞으로 있을 ACL 티켓 재분배에서 2+2가 아닌 3+1을 받는 것은 문제가 아니라 생각된다. 올 시즌 J리그의 하락세가 극심히 보이고 중국은 더욱 강해지고 태국이라는 변수에 언제나 부담되는 호주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 이번 시즌 ACL은 그 어느 때보다 재밌게 다가온다. 다가오는 3,4 차전에서도 지금의 기세가 이어질 지 아니면 J리그의 반격이 시작 될 지 정말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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